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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은?…“사도좌와 전 세계 교회 일치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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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교회는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을 기념한다. 로마 4대 바실리카 중 하나인 이 성전은 로마 최초의 바실리카 대성당으로, 성 요한 대성당(S. Giovanni in Laterano)으로도 불린다. 신자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이 축일은 성전의 봉헌을 기념할 뿐 아니라, 우리 신앙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날이다.


313년 밀라노 칙령 이전, 초대교회 신자들은 박해를 피해 지하 묘역과 가정집에 숨어 미사를 봉헌했다. 그리스도교가 공인된 후,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멜키아데스 교황에게 라테란 궁전을 기증했고, 로마 한복판에 성당을 함께 세웠다. 이곳이 바로 라테라노 대성전이다. 하느님을 고백하는 신자들이 처음으로 제국의 중심에서 두려움 없이 함께 모여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교가 은밀한 장소에서 제국 중심의 공개 장소로 나온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324년 실베스테르 1세 교황은 이 성전을 구세주 그리스도에게 봉헌했다. 그 후 교황청이 아비뇽으로 옮겨간 1309년까지 천 년 동안, 모든 교황이 대관식과 착좌식을 이곳에서 거행했고 이곳에 묻혔다. 또한 제1~5차 라테란 공의회가 열리는 등 교회의 중요한 결정들이 내려졌다. 대성전이 지닌 역사적 의의는 지금도 성전 입구에 새겨진 ‘로마와 온 세상 모든 교회의 어머니요 으뜸(Omnium urbis et orbis ecclesiarum mater et caput)’이라는 문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라테라노 대성전의 역사는 순탄하지 않았다. 898년 지진으로 붕괴됐고, 1308년과 1361년 두 차례 대화재로 거의 모든 것이 불타 없어졌다. 그러나 교회는 매번 성전을 다시 세우며, 당시 직면한 여러 위기 속에서 기본을 다시 세우고 점검하는 쇄신의 기회로 삼았다. 특히 1308년 화재 때는 소성당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사라졌는데, 아비뇽에 있던 교황청에서도 재건을 위해 자금을 보냈다. 


이러한 대성전의 내력에 대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5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강론에서 “라테라노 대성전은 교회가 역사 속에서 계속하여 자신을 쇄신하는 표지”라고 했다. 미국판 가톨릭대사전은 “반복된 화재와 재건은 로마 교회의 시련과 그 후의 회복을 상징적으로 반영한다”고 명시했다.


현재의 건물은 식스토 5세 교황과 후임 교황들이 도미니코 폰타나, 프란치스코 보로미니 등의 건축가들에게 위탁해 건립한 것이다. 폰타나가 외관을 정비하고 보로미니가 내부를 단장했다. 레오 13세 교황은 후에 지상과 천국의 일치를 상징하는 모자이크로 후방을 정비했다. 중앙 대제단에는 성 베드로와 바오로의 머리 유해 및 카타콤바에서 옮겨 온 많은 유물이 보관되어 있는데, 이는 라테라노 대성전이 사도적 권위와 교황좌의 상징임을 드러낸다. 또한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됐다고 전해지는 삼나무 탁자도 보존돼 있다.


20세기에도 라테라노 대성전은 역사의 현장이었다. 1929년 이탈리아 왕국과 교황청이 맺은 라테란 조약이 이곳에서 체결되어, 바티칸 시국의 독립을 선언하고 교황청의 국제법적 지위를 확립했다.


11월 9일 축일은 12세기부터 로마에서 기념되다가, 사도좌에 대한 사랑과 일치의 표지로 모든 교회에 확대됐다. 이처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은 전 세계 교회의 일치와 사도좌와의 연결을 새롭게 되새기며 교회의 시작과 기초, 사도 전승의 중심을 기억하도록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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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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