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에서 학술 세미나 ‘여성을 위협하는 약물 낙태의 문제점’이 열렸다. 태여연 제공.
“피바다였다.” “살인 현장에 있는 것 같았다.”
김현아(가브리엘라) 숙명여대 약학대학 교수가 전한 해외 낙태약 사용 여성들의 후기들이다. 흔히 ‘미프지미소’라고 불리는 낙태약은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로 이뤄져 있다.
김 교수는 10일 국민의힘 나경원(아셀라) 의원이 주최하고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이 주관한 국회 학술 세미나 ‘여성을 위협하는 약물 낙태의 문제점’에서 “미페프리스톤은 자궁내막에 영양분 공급·임신 중 자궁내막 대부분을 차지하는 탈락막의 형성·자궁 수축 억제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차단하고, 미소프로스톨은 강하게 자궁을 수축해 태아를 모체 밖으로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물 낙태는 안전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낙태약 도입을 추진 중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낙태약 사용 시 흔한 이상 증상은 출혈·쥐어짜는 듯한 심한 복통·오심·구토·설사·발열·오한 등이다. 문제는 중대한 이상 반응. 김 교수는 “생리대 패드 2개를 적실 정도로 많은 양의 피가 2시간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과다출혈이라고 하는데, 이는 약물 낙태의 가장 대표적 중증 부작용”이라며 “감염과 패혈증 사례, 특히 혐기성 감염에 따른 치명적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즉시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미국 FDA는 낙태약에 대한 교육 수료를 비롯해 과다출혈·감염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의료진만 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순철(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미소프로스톨은 위염 치료제로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약물이지만, 임신부가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심해 자궁 파열·출혈·산모 사망 등 이슈가 있었다”고 전했다. 홍 교수는 뫼비우스 증후군으로 불리는 부작용도 설명했다. 낙태약 사용에도 살아서 태어난 아이들이 겪는 부작용이다.
홍 교수는 “강한 자궁 수축이 이뤄지면 그 안에 있던 태아는 원활한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한다”며 “그러는 사이 얼굴 안면 신경이 손상돼 ‘영원히 웃을 수 없는’ 아기가 태어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안전성을 이유로 미소프로스톨을 분만 유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다”며 “양심을 지키는 공무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도 초대됐지만,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축사에서 “흔히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위해 낙태약을 도입하자고 하지만, 이는 태아 생명과 여성 인권 모두를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며 “부부와 함께해야 하는 임신과 출산을 여성에게만 책임을 돌리고 방치하는 처사”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