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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넌 꿈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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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꿈이 뭐야?”, “하고 싶은 게 뭐야?”, “잘하는 게 뭐야?”

아마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세대가 들어야 하는 공통적인 질문인 거 같습니다. 과거, 선택지가 별로 없었던 기성세대는 희생으로 자유를 얻었지만, 기성세대는 그 자유가 어색하고 조금은 불안하기라도 한 듯, 저희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계속해서 물어봅니다. 이런 압박에 지쳐 저희 세대에게 ‘꿈’이란 단어는 조금 변질되었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분명 친구들의 꿈은 과학자, 로봇 제작자, 대통령과 같이 현실과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돈 많은 백수, 건물주, 공무원, 회사원 등으로 대부분 돈과 관련된 직업이나 돈이 필요 없는 특정 상황을 꿈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세대에게 꿈은 꿈이란 말보다 현실이라는 벽과 더 맞닿아 있는 거 같아 마음 한편이 무거워집니다.


저 또한 성인이 된 이후, 꿈이 현실적으로 바뀌면서 다시 한번 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용, 또 한때는 마법사였던 저의 꿈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꿈들입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 저는 어느 정도 현실을 깨닫고 부딪치고 좌절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저 또한 다른 사람과 같이 돈과 관련된 재미 없는 현실들이 꿈의 자리를 대체했습니다.


그런 생활에 지쳐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막무가내로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현실과 제일 잘 붙어있는 공부와 멀어지기로 한 것입니다. 현실과 멀어지자 자연스럽게 꿈들이 떠올랐습니다. 현실과는 관련 없는, 그저 하고 싶은 일들이 마구잡이로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떠오른 일은 여행을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여행을 다니고 싶었고, 매일 눈을 뜨는 아침이 매번 다른 풍경이길 바랐습니다. 매일 다른 일상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멈췄던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여행 계획도 없었기에, 이대로 상상에 그치고 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미사 공지 사항 시간이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멍하니 성당 창문을 바라보던 중, 신부님의 말씀 속 한 단어가 저의 뇌리에 박혔습니다. ‘성지순례!’



글 _ 조각희 프란치스코(수원교구 가톨릭 대학생 연합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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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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