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교구에서 제27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을 갖고 있는 한국과 일본 주교단이 11월 19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함께 기도했습니다.
이날 오후 위령비 앞에 선 주교단은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와 일본 주교회의 부의장 우메무라 마사히로 주교의 헌화로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주교단은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며 주모경을 함께 바치고, 요한복음 11장 말씀을 바탕으로 지어진 위령성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를 노래 부르며 80년 전 히로시마에서 원폭으로 희생된 한국인들을 기렸습니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자리한 위령비는 1970년 한국에서 제작한 뒤 히로시마로 옮겨 세운 높이 5m가량의 비석으로, 위령비에는 제6대 7대 국회의장을 지낸 고 이문희(바울로) 대주교의 부친인 이효상 아길로 의원의 휘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 히로시마에는 강제 징용 노동자를 포함해 약 5만 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양국 주교단은 위령비 방문에 앞서 간논마치성당에서 한국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 주례하고 주교단이 공동집전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강론에서 이용훈 주교는 아픔의 상처 속에서도 평화를 위해선 멈추지 않고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주교단은 이날 오전 개회식이 열린 히로시마 리가 로얄 호텔 대회의실에서 ‘한국의 관점에서 본 원폭 자료관’을 주제로 히로시마평화교육연구소 이승훈 씨의 발표를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