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 수녀원(원장 이일경 베타니아 수녀)은 11월 21일 대구 수녀원 성당에서 한국 진출 10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도회 고성수도원장 유덕현(야고보) 아빠스를 비롯한 전국 교구 및 수도회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미사에는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총장 로잔 오캔 수녀를 비롯한 이탈리아 총원과 독일 모원, 필리핀·나미비아 수녀원 등 세계 각국에서 온 방문단이 함께해 지난 한 세기 동안 이어진 하느님 섭리와 은총에 찬미와 감사를 드렸다.
이일경 수녀는 인사말에서, 원산 수녀원 시절 공산정권 아래서 겪은 박해와 순교, 모든 시련을 견뎌낸 수도회 역사를 “귀한 보물”이라 표현하며, “하느님께서 함께하신 지난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뿐 아니라 미래의 후배들에게도 은총의 보고(寶庫)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들의 숭고한 수도 정신과 순교자적 신앙, 모진 풍파를 이겨낸 끈기와 성실함을 기억하며, 그 안에서 하느님께서 주시려는 참된 삶의 은총을 발견해야 한다”며 “발견한 보화를 다시 닫힌 보물 창고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 문을 활짝 열어 매일의 삶에 활력을 주는 원천으로 삼자”고 당부했다.
미사 중에는 ‘100주년 감사초’ 점화를 시작으로, 수도 공동체가 읽고 묵상한 ▲성경 ▲성 베네딕토 수도 규칙 ▲회헌 ▲회칙 「모든 형제들」 ▲역사 피정 자료집 ▲감사 기도집 등이 봉헌됐다.
아울러 초창기 독일 선교사 4명의 사진, 원산·대구·서울 수녀원 모습, 청년 사도직 ‘청년 밥상 베네’와 ‘마리아의 도움 이주민 진료소’ 등도 봉헌물로 바쳐졌다.
특히 북한 옥사덕수용소에서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비밀리에 밀을 재배해 제병을 준비하고, 포도주 대신 머루즙을 사용해 하느님께 바쳤던 희생의 역사를 기리며 감사의 빵과 포도주가 봉헌됐다.
박현동 아빠스는 강론에서 “주님 당신과 함께 걸어온 100년의 길은 사랑이며 섭리였다”며 “원산의 바닷가, 옥사덕수용소의 깊은 산 속, 부산의 피난처와 대구의 삶의 자리에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셨던 임마누엘 하느님을 찬미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서울 수녀원(원장 이정숙 일루미나 수녀)은 11월 29일 본원 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한국 진출 10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