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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되뇌고 마음에 새겨 ‘살아있는 말씀’ 체험…서울 장위동본당 ‘성경암송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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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서울대교구 장위동본당(주임 윤재한 보니파시오 신부) 대성당은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성서 주간을 맞아 처음 열린 ‘성경암송대회’에 청년부터 80대 어르신까지 88명의 신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그동안 외워 온 60개의 성경 구절을 B4 용지에 또박또박 적어 내려가는 손끝에는 말씀을 향한 열정이 묻어났다.


이번 대회는 “말씀을 미사 강론으로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입으로 되뇌고 마음에 간직하자”는 윤재한 신부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윤 신부는 서울대교구 중화동본당, 성수동본당 등 이전 사목지에서도 꾸준히 성경암송대회를 열며 신자들이 말씀과 가까이 지내는 신앙생활을 북돋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윤 신부는 “성경 읽기나 쓰기는 자주 하지만, 암송은 가장 어려운 일이라 많은 본당 공동체가 시도하지 않는다”며 “가장 어려운 일에 함께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본당 봉사단체 ‘장독대’(장의동 독서 대표팀)와 윤 신부는 신자들이 일상에서 쉽게 되새길 수 있도록 60개의 성경 구절을 선정했다. 본당은 지난 1월 1일 모든 신자에게 아코디언형 리플릿을 배포해 꾸준한 암기를 독려했고, 신자들은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는 등 일상생활 틈틈이 말씀을 외우며 대회를 준비해 왔다.


대회에서 성경 구절 60개를 모두 암기해 적은 가정생명분과장 임행균(요한 세례자) 씨는 “구절 하나의 장과 절이 조금 헷갈린 것 말고는 전부 다 쓰고 나왔다”며 “입으로 말씀을 읽고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다 보니 제 영혼이 은총으로 채워지는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족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최 에스텔(에스텔·26) 씨는 “외웠던 말씀 중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2티모 4,7)라는 구절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며 “마치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신자에게 하느님이 건네는 격려 같았다”고 말했다.


대회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말씀을 중심으로 본당 공동체가 더 깊이 연결되는 계기였다. 즐겁게 도전한 신자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대회 후에는 참가자 전원 대상 경품권 추첨도 진행됐다. 1~30등에게는 전기밥솥, 31~40등에게는 오븐이 선물로 주어지며, 수상자 명단은 12월 14일 발표된다. 초등부는 성경 구절 빈칸을 채우는 방식으로 별도 대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본당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신심 서적 읽기’ 프로그램을 이어오며 저자 초청 특강, ‘도전 골든벨’ 등 말씀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왔다. 올해는 그 연장선에서 신자들이 말씀을 ‘읽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우고 선포하는 것’까지 경험하도록 했다. 윤 신부는 “말씀을 가까이하는 일은 신앙인의 기본”이라고 전했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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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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