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균 센터장이 20일 2025 CMC 호스피스 생명존중 학술세미나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이 병원 내 최고의 임종기 돌봄 표준 확립에 이어, 병원 밖에서는 지역·가정으로 확산하는 생애말기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기존 호스피스의 틀을 넘어 ‘병원 문을 나서는 호스피스’를 새로운 돌봄 패러다임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대균(미카엘) 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권역센터장은 20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2025 CMC 호스피스 생명존중 학술세미나’에서 ‘생애말기돌봄에서 CMC 호스피스역할 및 과제’란 주제 강연을 통해 “생애말기 환자들이 익숙한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지내다 임종을 맞으려면 의료와 복지가 단단하게 얽힌 그물망 지지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은 한국 최초의 호스피스병동 개원(1988년), 완화의학과 설립(2003년), 서울성모병원 등 산하 8개 병원 호스피스 병동 운영 등으로 한국 호스피스를 선도해왔다”며 “지금이 한국의 새로운 생애말기 돌봄의 표준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며, CMC가 선두에서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자들이 성가를 부르며 환자를 돌보고 있다.
김 센터장은 “2023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노인의 53.9가 자택에서 임종을 희망했지만, 실제 자택에서 임종한 비율은 14.7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은 의료기관(72.9)과 시설(12.4)에서 임종했고, 2024년 전체 호스피스 이용자 2만 4318명 가운데 가정에서 임종한 환자는 490명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들이 집에서 임종하길 원해도 재가 서비스 부족으로 다시 병원을 찾게 되는 ‘회전문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호스피스의 틀을 넘어 지역·병원·가정을 아우르는 돌봄 모델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기초생활권 내 호스피스 전문의료기관과 지역 1차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가 작동해 신속한 입·퇴원 후 돌봄이 연속 제공돼야 괴리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호스피스 기관에 찾아온 가족만 돌보는 시대가 끝났다”며 “환자의 마지막 여정이 고통의 감소뿐 아니라 존엄·관계·의미의 회복이 되도록 하는 것이 CMC호스피스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민창기 원장(앞줄 왼쪽 세 번째), 이형권 차관(앞줄 왼쪽 두 번째) 등이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
민창기 가톨릭중앙의료원장은 인사말에서 “고령화 사회에 필요한 통합 돌봄의 비전을 품고 그 안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활동을 흔들림 없이 지원하고 이끌겠다”고 했다. 이형권 보건복지부 2차관은 “복지부는 환자, 의료 현장의 전문가, 학계 등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호스피스 정책을 잘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주최로 열린 이번 학술세미나에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 호스피스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