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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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C ‘희망의 대순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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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 이주연 기자] 아시아교회의 ‘새로운 길’을 찾는 ‘희망의 대순례(The Great Pilgrimage of Hope)’가 11월 27일 말레이시아 페낭 라이트 호텔에서 개막했다.


32개국 1000여 명의 주교·사제·수도자·평신도가 모인 이번 대회는 2006년 태국 치앙마이 이후 19년 만에 열린 제2차 아시아 선교대회로, 말레이시아 페낭교구(교구장 다토 세리 세바스티안 프란시스 추기경)가 주최하고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복음화위원회(위원장 조지 팔리파람필 주교)가 주관했다.


‘아시아의 사람들로서 함께 길을 걸어가며… 그들은 다른 길로 돌아갔다’(마태 2,12)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인도·필리핀·말레이시아가 각각 100여 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보냈다. 라오스·브루나이·중앙아시아 등 교세가 작은 교회에서도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교회에서는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장 장신호 주교(요한 보스코·대구대교구)가 대표 주교를 맡았으며, 정신철 주교(요한 세례자·인천교구장), 손삼석 주교(요셉·부산교구장), 문창우 주교(비오·제주교구장), 김주영 주교(시몬·춘천교구장), 서상범 주교(티토·군종교구장), 김종강 주교(시몬·청주교구장)와 수도자·평신도 총 27명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개막식은 FABC 의장 페랄로 추기경(인도 고아·다만 대교구장) 등 FABC 관계자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장관 직무대행)을 비롯한 주요 성직자들이 ‘첫 촛불(inaugural candle)’을 점화하며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세바스티안 프란시스 추기경은 환영사에서 “아시아교회가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을 지닌 이웃으로서 희망을 나누기 위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에서는 다툭 아론 아고 다강(Datuk Aaron Ago Dagang) 국가통합부 장관이 참석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


개막 미사를 주례한 프란시스 추기경은 강론에서 2006년 치앙마이 선교대회를 언급하고, “‘아시아에서 예수님의 이야기를 말하라’는 성령의 부르심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란시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해 “보편성은 획일성이 아니고, 토착화 없는 신앙은 진정한 신앙이 아니다”라며 “아시아 교회가 ‘비전과 꿈’을 회복하여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새 하늘과 새 땅을 꿈꾸는 교회를 이루자”고 요청했다.


또한 한국교회 성인을 포함한 아시아의 성인·순교자들이 남긴 신앙 유산을 전하면서, “예수님의 이야기와 아시아의 이야기를 잇는 교회가 되자”고 당부했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타글레 추기경은 “FABC 복음화위원회가 마련한 이번 대회는 아시아교회 전체가 다시 한번 복음의 이야기로 자신을 새롭게 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연설을 시작하며 타글레 추기경은 먼저 ‘희망(hope)’의 의미를 설명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818항을 인용해 “그리스도교적 희망은 인간의 근원적 열망을 정화하고 하느님께로 이끈다”며, “진정한 희망을 살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무엇이 나를 견디게 하는지, 나의 사랑은 얼마나 순수한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회 주제와 관련한 ‘다른 길로 돌아갔다’는 의미를 성찰한 타글레 추기경은 동방박사와 헤로데의 태도를 비교했다. “동방박사는 별을 바라보며 자신들이 아는 것을 넘어 겸손하게 묻고 배우며 예루살렘까지 나아간 이들이었다”고 설명한 타글레 추기경은 “반면 헤로데의 여정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만 향했고, 이는 부패와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동방박사가 ‘다른 길’을 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성령의 꿈 때문이었다”며 “희망의 순례자는 성령의 인도에 따라 익숙한 길을 떠나 새로운 길을 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시아 교회도 이 시대의 권력, 안주, 자기중심성이라는 헤로데적 유혹을 벗어나 성령이 부르시는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복음화, 문화 대화, 청년·여성 사목, 사회 정의, 생태 등 아시아교회의 핵심 의제를 나누며 11월 30일 폐막미사를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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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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