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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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C ‘희망의 대순례’]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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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w Asia! 아시아를 새롭게! ‘아시아의 사람들로서 함께 길을 걸어가며… 그들은 다른 길로 돌아갔다’(마태 2,12 참조)는 주제처럼,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린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희망의 대순례’는 아시아 각국 신자들이 선의와 연대, 대화 속에서 복음화의 새 길을 모색한 설렘의 발걸음이었다. 참석자들은 미사 전례와 기도를 중심으로, 아시아가 직면한 시대적 요청을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 집중 토론하며 성령 안에서 대화를 통해 성찰했다. 또 문화와 사목, 교회의 비전을 나누고 그 안에서 예수의 이야기를 어떻게 심어갈지 모색했다. 각국의 문화 공연도 열리며, 아시아의 다양성과 연대를 드러냈다.



◎… 11월 27일 대회 첫날은 ‘새 출발’과 정체성을 선언한 자리였다. 개막미사와 기조연설을 통해 종교와 문화, 언어가 다양한 아시아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며, 아시아 복음화의 미래를 여는 핵심 열쇠 말을 제시했다. 둘째 날부터의 프로그램은 기조연설과 성령 안에서 대화, 집중 토론, 대화 나눔 등으로 진행됐다. 대화와 경청을 통해 예수님 이야기를 나누며 2033년 예수 부활 2000년을 향한 아시아교회의 여정을 설계하는 형식이었다. 참석자들은 기조연설을 바탕으로 성령 안에서 대화를 나누며 성령의 영감에 귀 기울이며 공동의 길을 모색했다. 또 토론과 대화로 아시아교회와 사회가 실질적으로 부딪히는 주제를 살피고 신앙 안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디지털 미디어▲인공지능▲생태▲여성▲시노달리타스▲성 정체성 등의 주제로 함께 토론했다. ‘알파 프로그램’과 ‘The Chosen’ 등은 각각 젊은이를 위한 프로그램, TV 시리즈를 복음화 도구로 이용하는 교육 도구로 주목받았다.



◎… 평신도와 청년, 여성의 참여가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었다. 대회 사무국은 각국 교회에 여성·청년 대표를 적극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고, 실제로 전체 참가자의 과반은 평신도였다. 이는 향후 아시아교회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인도에서 온 한 참석자는 “성령 안에서 대화 방식을 통해 주교,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같은 방식으로 대화와 경청을 체험한 것이 새롭다”고 말했다.




◎… 문화 교류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각국 신자들은 고유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음악과 춤, 성가 등을 나눴다. 서로 다른 문화가 공동체와 신앙 안에서 만나고, 이해하며 연대하는 실천임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또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인도의 가톨릭 음악 그룹 렉스 밴드(Rex band)와 롭 갈레아 신부(호주 멜버른 교구)의 공연은 문화 복음화의 실제 사례로 호응을 얻었다. 


◎… 32개국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는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에서 대규모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몽골·부탄·네팔·파키스탄 등 소수 가톨릭 국가에서도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함께했다. 부탄의 유일한 사제인 킨리 셰링 신부는 3명의 신자와 참석했다. 킨리 신부는 부탄교회의 현실을 ‘신앙 이야기’ 시간에 발표하고 기도를 요청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부탄 공동체를 많이 도와줬다”며 “불교 국가 안에서 소박하고 조용하게 드러나지 않게 살아가는 신앙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WYD)는 희망의 대순례 현장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주목받았다. 말레이시아 페낭교구장 다토 세리 세바스티안 프란시스 추기경은 “이 순례는 2025년 희년을 마무리하고, 서울에서 열릴 WYD 그리고 2028년 시노드 여정을 바라보는 교회의 여정 속 한 지점”이라고 했다. 11월 29일 열린 기자회견장은 WYD 미니 브리핑룸을 방불케 했다. FABC 의장 필립 네리 추기경은 WYD 십자가가 이미 여러 아시아 국가를 순례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이는 교회의 희망일 뿐 아니라 현재의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대교구장 키쿠치 이사오 추기경은 “WYD는 아시아교회가 문화·기쁨·환대로 자기 존재를 드러낼 큰 무대”라 평가했다. 필리핀의 암보 데이비드 추기경은 한국을 ‘스토리텔링 강국’이라 부르며, WYD를 “아시아가 자기 이야기 방식으로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려줄 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기자회견에서 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신설개별교회부서 부장관 타글레 루이스 안토니오 추기경은 한국교회를 향한 특별한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본지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추기경은 한국교회의 선교적 헌신, 문화적 영향력, 그리고 WYD 준비에 대한 기대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한국교회는 아시아 곳곳에서 활발히 봉사하는 교회 중 하나”라고 밝힌 타글레 추기경은 “한국교회의 선교적 지향은 아시아의 큰 힘이며, 지역 교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교회의 WYD 준비는 “2033년 희년을 향한 신앙의 여정과 맞닿아 있다”며 “미사 때마다 고백하는 ‘그리스도는 죽으시고, 부활하셨으며, 다시 오실 것입니다’라는 믿음을 2033년을 준비하며 우리의 삶 속에서 더 깊이 증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K-POP, 영화, 드라마, 음식 등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서 확산되는 현상도 선교적 관점에서 의미 있음을 전하고, 문화적 호감은 선교의 문을 여는 중요한 자원임을 설명했다. 



◎… 행사 중 WYD를 알리는 시간도 마련됐다. 주솔비(라파엘라·인천교구 부천 범박동본당) 씨는 영상 소개와 함께 “서울 WYD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두 번째 대회이자 비(非) 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열리는 최초의 대회”라며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신앙의 생동감과 풍부한 문화를 나누며 희망과 용기를 얻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전했다. 한국 대표단은 WYD 배지와 키링을 방문객들에게 달아주며 홍보에 적극 나섰다. 말레이시아에서 참가한 엘비나(28) 씨는 “한국은 잘 조직되고 정비된 인상을 받는다”며 “WYD에 꼭 참가해 한국교회의 진면목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 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회 위원장 장신호 주교(요한 보스코·대구대교구 총대리)를 대표 주교로, 주교·사제·수도자·평신도 등 총 27명이 참석한 한국 대표단은 각국 신자들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아시아교회와 함께 걷는 여정을 체험했다. 폐막 후 소그룹으로 나눠 소감을 나눈 자리에서 장신호 주교는 “아시아교회 전체가 제삼천년기 아시아복음화와 2033년 준비에 착수하고 있음을 봤고, 시노드 교회로 변화해 가고 있음도 체감했다”며 “차기 아시아 선교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되기를 기대하는 의견을 들으며, 한국교회가 나누는 교회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아시아교회의 시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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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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