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베드로·전 제주교구장)가 “우리는 어머니 지구에 끼친 폭력을 진심으로 사죄하고 속죄하는 자세로 피조물들과의 화해를 시작해야 한다”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12월 8일 대구가톨릭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대구대교구 제1기 생태영성학교’ 대림특강에서 강 주교는 ‘공동의 집 지구’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강 주교는 “인간은 다른 모든 피조물의 정점에 있는 우두머리이고, 인간 사회를 위해서는 모든 피조물들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사용하고 인간 발아래에 굴복시켜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행동해 왔다”며, 회칙 「찬미받으소서」 67항을 근거로 인간의 잘못을 지적했다.
회칙은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창세 1,28)라는 성경 말씀 중 ‘지배’라는 표현이 무분별한 자연 착취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이라는 정원을 ‘일구고 돌보아야 한다’는 뜻임을 설명하고 있다.
강 주교는 이어 “무차별적인 개발로 만신창이가 된 지구 생태계를 온몸으로 감싸안으면서 생태계의 소생을 돕고 더는 훼손하거나 고갈시키지 않으려는 회심과 결단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우리보다 몇십억 년의 세월을 두고 나이 먹어 오신 선배 피조물들에게 존중과 경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기 생태영성학교는 대구대교구 생태환경 및 농어민사목부(부장 임성호 베네딕토 신부) 주관으로 9월 15일부터 12월 8일까지 12주(기초단계 7주, 심화단계 5주)에 걸쳐 진행됐다. 기초단계에는 문화와영성연구소 김광엽(요한 세례자) 소장이 강사로 나섰고, 심화단계에서는 식물학자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 농부 김정열(안나), 환경운동가 곽상수 씨 등이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