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형제회 사회복지특별위원회(위원장 신현재 라이문도 수사)는 12월 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프란치스칸 사회복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발제자들은 수도회의 활동이 ‘돕는 사람과 도움 받는 사람’이라는 익숙한 구조를 넘어 가난한 이들과 동일한 자리에서 관계를 새로 짓는 ‘프란치스칸 사회복지의 정체성’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청성심원장 엄삼용(알로이시오) 수사는 “프란치스코 성인은 어둑한 지하에서 일하던 노동자를 햇빛 속으로 끌어올리고, 한센인 곁에서 삶을 함께 나누며 ‘대상화하지 않는 사랑’을 실천했으며 그 정신은 오늘의 프란치스칸 사회복지가 지향하는 길과 맞닿아 있다”며 “장애인·노숙인·노인 등 누구도 관리의 틀 안에 묶지 않고, 한 사람의 존엄과 선택을 존중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보통의 삶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 카리타스의 핵심”이라고 했다.
청주교구 가톨릭사회복지연구소장 김성우(이사악) 신부는 수도회가 활동하는 현장이 행정 중심으로 기우는 흐름을 경계하며, “정성이 깃든 인간애를 회복할 때 복지의 본뜻이 살아난다”고 했다.
백남용(요한) 수사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한센인과 공동체를 이루며 삶을 나눴던 일화를 소개하며, “사회복지는 그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관계를 다시 세우는 선택”이라고 규정하고, 프란치스칸 전통이 지향해 온 동일성(equalness)의 복음을 구체적 실천과 연결했다.
작은형제회는 이날 세미나를 계기로 프란치스칸 사회복지의 실천이 지닌 가치를 각 현장에 더 깊이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