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상 신부(제르마노·수원교구 서판교본당 주임)가 수원교구 보좌주교에 임명됐다.
주한 교황대사관은 12월 20일 오후 8시(로마시각 정오) “레오 14세 교황께서 수원교구 곽진상 신부를 수원교구의 보좌주교(Auxiliary Bishop of the Diocese of Suwon)와 포르마 명의 주교(Titula Bishop of Forma)로 임명하셨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은 같은 시간 교황청 공식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에도 발표됐다.
같은 시각 수원교구 서판교성당에서는 곽 주교의 신임주교 임명 발표식이 열렸다. 본당 오후 7시30분 미사의 마지막에 사무처장 윤재익(바르톨로메오) 신부의 주교 임명 발표문 낭독이 마치자, 곽 주교가 신자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성당에 입장했다. 이어 교구 관리국장 이재현(요셉) 신부가 곽 주교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건냈다.
주교 임명 발표식에 함께한 교구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수원교구에 크나큰 성탄 선물을 안겨 주셨다”면서 “오늘 새 주교님을 맞이함으로써 교구의 복음화 사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새 주교님께서 교회와 교구민을 위해 기쁘고 보람있게 헌신하는 ‘성탄 주교님’이 되시도록 기도해주시기를” 요청했다.
곽 주교는 “(주교 임명 소식을 듣고) 제가 부당한 죄인이고 합당하지 않은 사람이기에 가슴이 떨리고 두려웠다”면서 “그러나 성체조배를 하면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제게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라고 하신 성모님의 말씀이 생각나 수락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저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늘 곰곰이 생각하면서 살 것”이라며 “보좌로서 교구장 주교님과 총대리 주교님의 뜻을 받들고 성심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곽진상 주교는 1964년 수원 출생으로, 1987년 2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93년 2월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같은 해 2월 2일 사제품을 받았다.
수원교구 중앙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분당성요한본당 보좌, 조원동주교좌본당 보좌로 사목했으며, 1996년부터 2005년까지 파리가톨릭대학교에서 수학하며 실천신학(교리교육학) 석사 학위와 조직신학(교의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9월부터 1년 간 수원교구 범계본당 주임으로 사목한 곽 주교는 2006년 9월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로 부임했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며 사제 양성에 힘썼다. 이어 2023년 6월부터 수원교구 서판교본당 주임으로 사목해 왔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수원교구는 1963년 설립되었으며, 초대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 고(故) 김남수(안젤로) 주교, 최덕기(바오로) 주교에 이어 이용훈(마티아) 주교가 제4대 교구장을 맡고 있다.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한강 이남 경기도 지역을 관할한다. 2개 대리구로 운영되며 222개의 성당에 580명의 사제와 96만여 명의 신자가 있다.(2024년 12월 31일 통계) 정자동이 주교좌성당, 조원동이 공동 주교좌성당이다.
곽진상 주교 임명으로 수원교구는 2명의 보좌주교를 두게 됐다. 2015년 7월 보좌주교로 임명돼 같은 해 9월 주교품을 받은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가 현재 총대리를 맡고 있다.
보좌주교(Auxiliary Bishop)는 교구의 전반적 통치에 교구장 주교를 보필하지만, 계승권을 지닌 부교구장 주교(Coadjutor Bishop)와는 달리 교구장좌 계승권은 없다.(교회법 제403조 제1항)
곽진상 주교 임명으로 한국교회 현직 주교는 대주교 3명, 주교 21명 등 총 24명으로 늘어났다. 원로 주교는 1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