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현장에서 만난 복음] 광야를 걷는 생태환경분과와 본당 공동체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일러라.”(탈출 14,15)

 

2014년 세계은행은 ‘Turn Down the Heat(온도를 낮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최악의 경우 2100년 경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14도에서 4도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으로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과 2023년에 발표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의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한반도의 지표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8도 상승하여 지구 평균(1.2도 상승)을 크게 웃돕니다. 

 

 

대전환 없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2100년쯤에 지구 평균 기온이 4도 이상(한반도는 5도 이상) 오르면 생태계 붕괴로 인한 전 지구적인 식량 위기 등으로 인류는 파국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기후위기는 아프리카와 남태평양의 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반도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발표된 이후 각 본당에 생태환경분과가 신설되고 있습니다. 현재 50여 본당에서 생태환경분과 구성원들이 본당과 지역 사회의 변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본당의 생태환경분과가 본당 공동체의 변화를 위해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신자들의 참여와 변화를 이룰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 안에서 공동체의 무관심과 몰이해로 상처받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합니다. 

 

 

마치 파라오의 압제 속에 울부짖자, 모세를 통해 하느님의 응답을 들었던 이스라엘 백성들 그리고 모세와 그 협력자들의 모습과 같습니다. 모세와 그 협력자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이끄심에 홍해 바다를 건너 광야에서 무려 40년을 걸으며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여정을 감당했습니다. 

 

 

모세와 백성들은 파라오와 이집트로부터의 해방의 기쁨도 잠시, 광야라고 하는 감당하기 힘든 곳에서의 삶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갈증과 배고픔, 그리고 수시로 찾아오는 탐욕과 하느님께 대한 불신이 그들을 흔들었습니다. 하느님의 노여움을 사면서도 그들은 끝내 40년의 광야 생활을 마치고, 후손들이 노예가 아닌 하느님의 상속자로서 살아갈 새로운 세상을 얻게 해줍니다. 

 

 

각 본당의 생태환경분과는 단순하게 일회용품을 줄이고, 분리수거를 통해 자원 재활용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물질의 탐욕에 갇힌 이집트라는 과거의 삶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여정을 시작한 이들입니다. 

 

 

생태환경분과원들이 꿈꾸는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사회는 하느님을 온전히 주님으로 모시는 생태적 회개를 통해 가능해집니다. 생태환경분과의 활동 때문에 여러분들의 본당이 무엇인가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죽음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생명이 넘치는 세상으로의 여정을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글 _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12-2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12. 26

토빗 10장 13절
네가 주님의 인도를 받아 너의 부모님이 살아 계시는 동안 내내 그분들을 공경하기 바란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