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시노드 이행 단계 여정의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주교회의는 12월 16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4층 강당에서 ‘선물들의 교환’(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최종 문서」 120-123항)을 주제로 ‘시노드 교회를 위한 교구 시노드 팀 연수’를 개최했다.
2025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의 결정에 따라 마련된 연수는 시노드 이행 단계 안에서 한국교회가 본당과 교구 차원에서 시노드 정신을 어떻게 이행하며 살아갈 것인지, 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공통의 문제의식과 실천 과제를 확인한 자리였다.
연수에는 한국교회 시노드 대표인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를 비롯해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와 전국 16개 교구 사제, 수도자, 평신도 60여 명이 참석했다.
연수 일정은 두 차례 주제 발표와 조별 ‘성령 안에서 대화’, 파견 미사 봉헌 등으로 진행됐다.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 연수 개최를 격려했다. 조별 모임은 성직자·수도자·평신도가 함께하는 혼합 구성으로 이어졌으며, 대화에서 나눈 의견은 미사 강론 시간 중에 공유됐다.
강의는 「최종문서」의 핵심을 짚어주는 한편, 시노드 이행 단계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성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최종 문서」를 바탕으로 한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한 춘천교구 김도형 신부(스테파노·만천본당 주임)는 「최종 문서」를 바탕으로 시노달리타스의 의미를 짚으며, 시노달리타스는 선택 가능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회가 살아가야 할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엄재중(요셉) 연구원은 ‘시노드 이행 단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주제 발표에서 시노드 이행 단계의 과제로 성직주의와 권위주의 문화, 소통 부족, 구조적 폐쇄성을 지적하고, 영적 쇄신과 공동 책임을 실현하는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수는 2025년 중반 각 교구에 시노드 팀이 구성된 이후 뚜렷한 활동이 이어지지 못했던 상황에서, 이행 단계의 전면적 전개를 향한 전환점이라는 면에서 의미 있었다.
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아우구스티노) 신부는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 시작이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평가하고, “짧은 일정이었지만 ‘성령 안에서 대화’로 주교님에서부터 사제, 수도자, 평신도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하며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시노드 이행 단계 길잡이 로드맵에 따르면, 2027년은 평가 단계에 접어드는 시기”라며 “이에 앞서 2026년 동안 교구 시노드 팀이 각 교구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며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여정에 다시 불을 지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교회의는 올해 6월경 시노드 팀 2차 연수를 열어, 이번 연수 이후 각 교구에서 실천한 것들을 나누는 자리를 준비할 계획이다.
보편교회는 2024년 10월 시노드 거행 단계를 마무리 후 현재 ‘지역 교회들과 그 연합체들의 이행 과정’(2025년 6월~2026년 12월) 중이다. 2027년 전반기에 교구 내 평가 회의가 열리며, 후반기에는 주교회의와 주교회의 연합회 내 평가 회의가 예정돼 있다. 2028년 대륙별 평가 회의를 거쳐, 10월에 교황청에서 교회 회의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