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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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의식 없는 동생 위해 모든 것 포기한 오빠

사고로 부모님 갑자기 잃고 가장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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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이 입원한 병원에서 김시현씨가 친이모처럼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이점숙씨의 위로를 받고 있다.


김시현(29)씨는 어렵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의사가 되고 싶어 의대에 갔다. 인턴을 마친 뒤에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국경없는의사회 봉사활동을 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엔 아버지 사업을 돕기 위해 의사의 꿈을 접어야 했다. 신혼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물적 지원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아버지와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고 말았다. 사업은 아예 좌초됐고, 하루아침에 가장이 된 시현씨는 집안 재산도 모두 잃고, 아버지와 본인이 진 3억 원 빚만 떠안게 됐다. 계획했던 결혼도 무기한 미뤄졌다.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여동생 수경씨는 홀로 애쓰는 오빠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27살 나이에 간호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의료원으로 실습을 나갔다가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버렸다. 응급실로 실려간 그의 귀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렸다. 뇌에서 1.3cm 크기의 종양이 발견됐다는 것. 부모와의 갑작스러운 사별 등 짧은 시간 몰아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었으리라.

종양 제거 수술은 마쳤지만, 이상하게도 염증 수치가 떨어지지 않았다. 수경씨는 끊임없이 고통을 호소했다. 검사 결과, 신우신염에 신장결석까지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병상에 오래 누워있다 보니 유전적으로 약한 신장에 문제가 생긴 까닭이었다. 신장 하나는 아예 기능이 멈춘 상태였고, 나머지 하나도 정상 기능의 60에 그쳤다. 지속해서 투석이 필요했지만, 오빠 시현씨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었다. 다행히 장기기증을 받아 신장 이식을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수경씨의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채로 큰 수술을 여러 차례 치른 탓일까. 수경씨의 몸은 너무나 약해져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급성 폐렴에 걸린 그는 1분 동안 심정지가 왔다. 의료진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지금까지 수경씨는 의식 없이 숨만 붙어있는 상태다. 그가 입원한 대학병원 중환자실 무균실 비용은 하루에 약 40만 원. 동생이 눈을 못 뜬 채 병상에 누워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시현씨의 시름은 깊어진다. 비용도 문제지만, 여동생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슬픔이 나날이 커진다.

빚을 갚고 동생 병원비도 벌기 위해 시현씨는 하루 2~3시간만 자며 새벽부터 밤까지 끊임없이 일한다. 주유소와 식당 아르바이트부터 대리운전 기사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봤다. 자신을 위해선 밥 한 끼 사 먹는 것도 사치로 여겨 굶기 일쑤다. 어떤 날은 너무 허기져 손님들이 남기고 간 고기 한 점을 무심코 집어 먹었다가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부디 수경이가 기적적으로 다시 눈을 뜬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하나 남은 가족마저 잃고 싶지 않아요.” 고개 숙인 시현씨 어깨가 너무 무거워 보였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 작은형제회 백준호 신부

“생명을 살리는 의료인의 꿈을 키워오던 이 젊은 남매에게 예기치 못한 부모님과의 갑작스러운 이별과 중병이라는 연이은 시련이 너무 가혹합니다. 한창 꿈을 펼쳐야 할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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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2월 28일부터 1월 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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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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