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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제자 ‘동행’ 연탄봉사로 독거노인에 온기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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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몇 장 안 남았어~. 조금만 더 힘내자~!”


12월 23일 경북 상주시 은척면의 한 농가. 여덟 명의 중학생이 추운 날씨가 무색하게 땀을 닦아가며 열심히 연탄을 나르고 있다. 방학 중에도 아침 일찍 모인 이들은 경북 왜관 순심중학교 2학년 학생들. 독거노인의 겨울을 따뜻하게 지켜주고자 순심중 교사 제갈명(베드로) 씨와 학생들이 ‘사제(師弟)동행’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은 친구 얼굴에 탄가루를 묻히는 장난을 치면서도, 연탄 한 장이라도 깨트릴까 봐 조심히 또 집중해서 봉사활동에 임했다. “할아버지가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다”는 말처럼, 이들의 손길에는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처럼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임기원(15) 군은 “겨울날 연료가 없어 추위에 떨고 있는 어르신이 많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자원했다”며 “그동안 여러 봉사 경험이 있지만, 오늘 활동이 가장 뿌듯하다”고 밝혔다.


제 씨는 2015년 부산 소화영아재활원을 시작으로 사제동행 봉사활동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 소화영아재활원 이외에도 김해 성바오로배움터, 대구 자유재활원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봉사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설 방문에 제약이 생기면서, 현재는 2018년부터 인연을 맺은 ‘상주연탄은행’과 협력해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상주연탄은행은 난방을 연탄에 의존하는 지역 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단체다.


학생들은 연 3회,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봉사에 나선다. 한번 활동할 때마다 800~1000장에 달하는 연탄을 10여 명의 학생이 배달한다. 트럭에 실린 연탄을 가정까지 옮기는 과정에서 육체적인 수고를 감내하며 이웃의 어려움을 보고 느낀다.


제 씨는 “학생들의 참여 의지는 매우 높지만, 봉사 현장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한다. 활동은 주로 토요일이나 방학 중 이루어지는데,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고 교사들 차량을 빌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매번 승합차를 직접 대여해 운전하며, 학생들을 안전하게 현장까지 데려가고 있다.


순심중고등학교 교목 최정규 신부(요엘·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는 “사제동행 봉사활동은 선생님과 학생 간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효과도 있지만, 학생들이 어려운 이웃을 직접 만나고 도우면서 여러 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효과가 크다”며 “어려운 이웃이 있는 한 사제동행 봉사활동이 지속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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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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