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궁금한 19세에서 24세 청년들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시간이 마련됐다.
12월 27일 서울 중구 명동 서울대교구청 생명위원회(이하 생명위) 회의실에서 ‘이른 어른이 사랑학 개론’ 일일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 자리는 미디어가 그리는 꿈 같은 사랑이 아닌, 이제 막 성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현실적이고 건강한 사랑을 하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강의와 나눔, 체험 등을 통해 교회는 어떤 사랑을 이야기하는지, 사랑을 하려면 무엇이 중요하고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다루었다.
“성욕은 다른 욕구들과 달리 ‘해소한다’고 말하는데 그러면 공허함만 남아요. 이제는 그 표현을 ‘채워서 충만하게 한다’고 표현해 보세요.”
마음교육상담센터 엄기홍(제랄도) 강사는 ‘사랑의 의미와 표현’ 강의에서 “특히 성욕은 ‘나’라는 인격과 ‘또 다른 나’라는 인격 사이의 관계에서 채워지는 것이기에 절제해야 한다”며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인간이니까 다 그러고 살아도 돼’라며 넘어가지 말고, 고해를 통해 하느님과 화해를 이루어야 한다”고 전했다.
식물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뿜어내는 ‘향기’를 통해 생명에 대해 배우며 향수를 만드는 시간도 마련됐다. 마음교육상담센터 권희진(정혜 엘리사벳) 강사는 향기의 3단계, 상위·중간·기본 향기를 생명과 사랑에 결부시켜 설명했다.
권 강사는 “가장 처음 맡게 되는 상위 향기는 ‘나’라는 생명이 왔을 때 부모님이 느끼셨을 감정일 것”이라며 “부모님과 하느님의 온전한 사랑 속에 만들어진 나의 생명의 기쁨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이어 “중간 향기는 어울림과 조화, 균형을 뜻하기에 서로 다른 인격 간의 신뢰와 존중, 대화, 사랑을 의미한다”며 “마지막까지 남는 기본 향기는 우리 삶의 중심과 바탕으로서 신뢰와 책임, 그리고 나의 뿌리이신 하느님과의 일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파견 미사를 집전한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강론에서 책임과 절제를 강조했다. 오 신부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오늘 이 시간이 삶의 주체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절제란 무엇을 안 한다는 것보다는 대신에 다른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뜻”이라며 “여러분들에게 앞으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할 때 나는 어디를 향해야 할지 생각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남녀라는 작은 사랑에서 나와 부모님,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생각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홍다빈(크리스티나·인천교구 논현동본당) 씨는 “사랑에는 단순히 이성 간 사랑만 있는 게 아니라 범위가 크다는 걸 느꼈다”며 “이성 관계에 있어서도 나 자신을 사랑하며 표현을 확실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문영(요한 사도·서울대교구 방학동본당) 씨는 “함께 생활하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돌아보는 기회였다”며 “어떤 사랑이든 상대방의 관점을 고려해야겠다고 깨달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