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께서 주신 탈렌트로 무대와 일상에서 신앙을 살아내는 탤런트들!”
신자 배우 모임 ‘광대승천 제네시오’는 배우들의 일상과 신앙을 함께 품은 공동체로 2024년 1월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산하단체로 인준받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불규칙한 일정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신앙인들의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싹텄고, 당시 가톨릭 청년성서모임에서 활동하던 배우 양주호(베드로) 씨와 김나영(아녜스) 씨의 제안으로 모임을 결성했다.
이름에는 모임의 수호성인 제네시오의 이야기와 배우들의 신앙적 지향을 담은 우리말 표현이 함께 담겨 있다. ‘광대승천’은 신분사회였던 전통사회에서 음악 등의 예술을 전문적으로 담당했던 신분 집단인 ‘광대’에서 착안한 말로, 신앙을 가진 배우와 미디어 산업 종사자들이 모두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자는 ‘승천’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제네시오 성인은 로마 시대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는 연극에 출연했다가 오히려 신앙을 받아들여 순교한 연극인이다.
모임은 매달 마지막 주일 월례미사를 봉헌하고, 소규모 성서모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미사에 앞서 예비자 교리를 겸한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현재 활동 중인 배우는 모임을 이끄는 조한철(안토니오) 대표를 비롯해 27명으로, 이 가운데 두 명은 세례를 앞둔 예비신자다.

배우들에게 모임은 활동 그 자체만으로도 일상을 살아갈 힘이자 버팀목이 된다. 불규칙한 일정으로 모든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참여할 때마다 성사와 말씀을 통해 신앙의 위로와 힘을 얻기 때문이다.
광대승천 제네시오 지도 진슬기(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는 이들을 “스포트라이트 아래보다, 기도 안에서 더 솔직한 사람들”이라는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 진 신부는 “배우나 미디어 업계 종사자라고 하면 모두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존재로 여겨져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시선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알게 모르게 상처받는 일도 많고,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더 높은 잣대와 사회적 편견에 노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진 신부는 이 모임에서 배우들을 교회 안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시선을 우선 내려놓았다. 대신 이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신앙의 기쁨을 체험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둔다.
2025년 주님 성탄 대축일에는 유튜브에 ‘가톨릭 배우 모임 광대승천 제네시오, 성탄을 노래하다’ 제목의 영상을 올려 성가를 녹음하는 과정을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공개했다. 출연부터 촬영, 영상 제작과 편집까지 모든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각자의 탈렌트로 성탄의 기쁨을 전했다.
회원들은 또 2025년 12월 24일과 2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에서 열린 성탄 축제 ‘2025 명동, 겨울을 밝히다’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사제들이 만든 뱅쇼와 소시지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 전액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기부했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