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안에서 여야 초월한 정치인의 책임과 소명 당부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23일 국회 본관 경당에서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 신년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23일, 국회 본관 경당에서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회장 김병기, 지도신부 정성환) 신년 미사를 집전했다.
이날 미사에는 가톨릭신도의원회 수석 부회장인 국민의힘 최형두(세례명 다니엘) 의원, 고문 더불어민주당 조정식(세례명 사도 요한) 의원 등 가톨릭신도의원회 의원 10여 명과 국회 직원 가톨릭교우회 ‘다산회’ 회원들이 참석했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여야의 대립과 갈등이 클수록 신앙 안에서 함께하는 자리가 더욱 필요하다”며 “정치인과 그리스도인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의 시선과 양심 앞에서 그리스도인다운 방식으로 자신의 소명과 책임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레오 14세 교황이 정치인들에게 전한 권고를 인용하며, “공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지만, 진실이 위협받을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자 국회의원들에게 “입법기관의 공적 책임과 신앙인의 책임을 통합해 살아가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지닌 분들”이라며 “그 책임에 걸맞은 은총과 지혜를 하느님께서 허락해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주교는 특히 2027년 8월 서울에서 열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거론하며, “요한복음 16장 33절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는 말씀은 2027 서울 WYD의 주제 성구이기도 하다”며 “전 세계에서 모이는 수십만 명의 청년들이 한국 교회의 신앙과 한국 사회의 따뜻한 환대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신자 국회의원들과 다산회 회원들의 관심과 기도, 협력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올해가 병인박해가 일어난 지 160년이 되는 해임을 언급하며, “순교자들의 신앙과 희생, 서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아름다운 역사를 본받아, 우리 역시 교회와 이웃을 위해 작은 봉사를 마다하지 않는 신앙인이 되자”고 전했다.
미사 후 조찬 자리에서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 수석 부회장 최형두 의원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한국 역사상 가장 많은 외국인이 단기간에 방문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필요한 지원과 준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고문 조정식 의원 역시 “정 대주교의 강론 가운데 ‘그리스도인 정치인으로서 진리와 정의, 생명과 평화를 추구하라’는 말씀이 깊이 마음에 남는다”며 “다가오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이 자리에서 “신자 국회의원들이 의정 활동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꿋꿋이 지켜 나간다면 하느님과 국민 모두가 알아주실 것”이라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일회성 행사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에 새로운 희망과 성령의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