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농민회는 1월 29일 대전교구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땅과 생명을 살리는 농민운동’을 지속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날 기념행사와 함께 열린 제56차 정기총회에서는 김보성(마르티노) 씨가 제30대 회장에 선출됐다.
가톨릭농민회는 이날 발표한 창립 60주년 공동결의문에서 ▲기후위기의 고통에 응답하며 땅과 생명을 살리는 농민운동을 이어가고, ▲생명의 밥상을 지키는 신앙인으로 살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우리농 생활공동체와 함께 협동의 길을 넓혀 밥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일구고, ▲교회와 세상을 향해 농민의 현실을 증언하고 공동선의 가치를 드높이며, ▲청년과 다음 세대에게 신앙과 운동을 전하며 미래의 새길을 함께 걸어갈 것을 선언했다.
기념미사를 주례한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는 강론에서 “우리가 짓는 농사는 단지 생명을 키워내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여러분이 지키는 그 한 평의 땅이 바로 하느님 나라의 기초이기에 농부이신 하느님을 굳게 믿고 지금처럼 이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당부했다.
기념행사에서는 최근 10년간 가톨릭농민회의 변화를 진단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전국본부 사무국 이지웅(베드로) 씨는 회원 수와 매출, 생산 품목 등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며, 2015년 597명(238가구)이던 회원 수가 2025년에는 542명(182가구)으로 줄었고, 회원 평균 연령도 58세에서 66세로 높아져 고령화가 심화됐다고 밝혔다. 주요 생산 품목도 주곡과 잡곡, 과수, 채소 등 1차 농산물은 감소하고, 가공품의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고령화와 회원 감소, 가공품 중심의 전환이라는 통계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새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농민회원이 주도하는 체계 전환’의 필요성이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됐다. 전국본부 사무총장 홍명희(로사) 씨는 “운동과 물류 구조 모두에서 농민이 중심이 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물품 출하와 생산 관리 기능을 더욱 체계화하고, 관리가 어려운 지역은 전국본부 차원의 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념행사의 4막 ‘길을 잇다’에서는 ‘나에게 가톨릭농민회란’을 주제로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수원교구 두물머리분회 김현숙(데레사) 씨는 “여러 선배 농부의 지지와 도움 덕분에 함께 걸어올 수 있었기에, 제게 가톨릭농민회는 ‘희망’”이라고 말했다. 2년 전 가톨릭농민회에 입회한 청년 농부 김신혜(카타리나) 씨는 “생명 농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숨 쉬고 건강하게 먹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를 만들 수 있기에, 제게 가톨릭농민회는 ‘미래’”라고 전했다.
가톨릭농민회는 농민회 발전에 힘쓴 안동교구 쌍호분회 최재호(마르티노) 씨, 부산교구 언양분회 방우일(프란치스코)·황자야(프란치스카) 부부, 광주교구 화순분회 한계수(아우구스티노) 씨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