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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히 주님 찾는 이들 위한 ‘영적 쉼터’, 아주대병원 원목실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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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일, 아주대학교병원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중증 질환 환자를 돌보는 상급종합병원인 이곳에서는, 어제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를 나눈 환자를 다음 날 다시 만나지 못하는 일이 생기곤 한다. 긴장과 초조함이 가득한 병동 가운데, 쉼의 자리이자 기도가 머무는 곳이 있다. 바로 원목실이다.


오전 11시, 아주대학교병원 원목실에서 봉헌된 미사에는 전날 입원한 환자의 보호자와 검진을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 몇 명이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미사가 끝난 뒤, 한 여성이 조심스레 다가와 이야기를 꺼냈다. 


“딸이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암 진단을 받았어요. 갓 태어난 손주가 있는데… 딸이 잘못되면 어쩌죠?”


고통이 묻어난 보호자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이날 처음 미사에 참례했다는 그는 마음을 기댈 곳이 없어 원목실 문을 두드린 듯했다. 원목실 담당 최원섭(요셉) 신부는 보호자의 손을 잡고 차분하게 말했다 “걱정이 크시겠지만, 기도 봉사자들에게 기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최 신부는 보호자에게 안수한 뒤, 원목실 한편 기도나무에 딸의 이름을 적어 걸었다. 병이 곧장 낫지는 않더라도, 아픔을 나누고자 손을 내미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보호자의 마음에 작은 숨을 틔워주었다.


현재 교구가 관할하는 병원 원목실은 총 9곳. 5명의 사제와 13명의 수도자가 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를 위로하고 있다. 그중 한 곳인 아주대학교병원 원목실은 교구 병원사목위원회 위원장인 최원섭 신부가 맡고 있다. 그는 이곳을 이렇게 설명했다.


“병원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주님을 찾는 분들이 계신 곳입니다. 기도 안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자, 그분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중요한 현장이죠. 늘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을 생각하며 다가가려 합니다.”


최 신부와 변숙경 수녀(데레사·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 수녀회), 그리고 40여 명의 봉사자가 원목실을 거점으로 환자들을 돕고 있다. 성체조배실에서는 매주 목요일 기도 봉사자들이 모여 환자들을 위해 기도한다. 봉사자들은 병원에 오지 않는 날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아픈 이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는다. 


“이곳은 중증 환자가 많은 병원이기에 ‘괜찮을 거예요’ 같은 막연한 위로는 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주님께 의탁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함께 기도해드리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기도 봉사자들이 정말 중요합니다.”


병원 안에 있는 유일한 사제와 수녀이기에, 신자가 아닌 이들도 때로 기도를 요청하거나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하는 일이 적지 않다.


“기도하던 중 옆 침대 환자분이 조용히 기도를 청하신 적도 있고, 냉담 중이던 분이 미사에 나오셨다가 눈물을 흘리며 돌아가신 적도 있어요. 그만큼 병원은 하느님을 찾는 곳이고, 실제로 그분을 다시 만나는 분들이 있는 곳이기도 해요.”


2월 11일 세계 병자의 날을 앞두고, 아주대학교병원 원목실에서 이어지는 이들의 조용한 동행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고통의 한복판에서도 누군가는 ‘기도’라는 이름으로 곁에 머물고 있다.


※ 후원 ARS 060-700-7778(한 통당 5천 원) 수원교구 병원사목위원회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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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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