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시스 아우디토 크레스프씨(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그의 가족이 거실에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낮에는 영어강사 저녁에는 식당일
신부전증으로 쓰러진 후 가세 기울어
두 자녀 조현병·지적장애 진단
“저는 일어나야만 해요. 그래야 우리 아이들도 금방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든 상황이 제가 아프고 나서 이렇게 된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필리핀에서 온 프린시스 아우디토 크레스프(48)씨는 신장이식 공여자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2017년 어느 날 밤 크레스프씨는 본국에 있는 아버지 사망 소식을 들었다. 그 뒤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눈 떠보니 서귀포의료원이었다. 충격에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아침엔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저녁엔 식당에서 일하던 때였다. 크레스프씨는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고 나서야 검사를 통해 신부전증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됐다.
밤낮으로 일해야 했지만, 만족했던 삶이었다. 남편도 간간이 일용직 근로를 하며 생활비를 보태 풍족하진 않아도 감사하며 살았다. 그러나 신부전증 진단을 받고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건강 상태는 더욱 심각해져 매일 밤마다 투석하고 있다. 그의 집 한 편에는 투석에 필요한 한 달 치 약품들이 상자째로 쌓여있었다.
최근 크레스프씨의 두 자녀도 각각 조현병과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다. 남편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모든 게 자신의 탓만 같다. 그간 필리핀 판자촌에 사는 친정 식구를 돕느라 모아둔 돈도 없었다. 갑작스러운 투병은 신용대출로 이어졌다. 높은 이자에 빚은 급격히 불어나 1000만 원이 넘는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연금을 모두 합쳐 90만 원 정도의 소득이 있지만, 병원비는커녕 네 식구 생활비로도 턱없이 부족하다. 가족들의 휴대폰은 끊긴지 오래다. 그나마 최근 임대아파트에 당첨돼 거주환경은 나아졌지만, 가구를 들여놓을 여력이 없어 집은 휑했다. 조현병을 앓는 아들과 이웃들의 갈등으로 쫓기듯 살던 집에서 이사 왔다. 이전 집은 발 디딜 틈 없이 잡동사니가 쌓여있었다.
남편도 인력 사무소를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공공근로에도 지원해 일자리가 생기길 기다리고 있다. 아들·딸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직업 훈련을 받기로 했다. 크레스프씨는 “내가 얼른 나아야 아이들도 어려움을 훌훌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좋은 모습으로 다시 일어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밤새 고통스러운 투석으로 잠 못 이루면서도 하루하루 버티는 이유다.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워 남몰래 눈물을 흘리면서도 묵주기도를 바치며 이겨내고 있다.
문제는 신장이식 공여자가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지만, 간절한 기회를 돈이 없어 날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크레스프씨는 “당장은 힘들지만, 의료기술이 좋은 한국에 살아 이렇게라도 지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며 “이 감사함을 삶으로 봉헌할 수 있도록 꼭 저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김애숙(마리아) 제주교구 동문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회장
주일이면 크레스프씨 가족이 모두 성당에 오붓하게 앉아있는 모습은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릅니다. 신심이 깊은 그녀는 건강만 회복된다면, 더욱 책임감과 사랑으로 가정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하루빨리 병마를 이겨내고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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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프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3월 8일부터 1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