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에서 유사종교 단체들의 포섭 활동이 활발할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낯선 환경에 놓인 신입생을 비롯한 청년층이 주요 대상이 되면서 교회의 관심과 예방 노력이 요구된다.
대학생 김 미카엘라 씨는 학내 게시판에 올라온 해외 봉사 활동 모집 공고를 보고 망설임 없이 참여했다. 평소 바라던 활동이었고, 또래 단원들과도 금세 가까워졌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단원들이 함께 교회에 가자고 권유했다.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미 인간관계의 중심이 그들로 채워진 상황에서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 뒤늦게 유사종교 단체임을 알게 됐지만, 관계가 끊길 것이 두려워 빠져나오기 어려웠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박 라파엘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동기는 돈을 줄 테니 대신 인문학 강의에 참석해 달라고 했다. 별다른 의심 없이 강의를 듣기 시작했고, 점차 모임에 빠져들었다. 이후 강의를 주관한 곳이 유사종교임을 알았지만, 이미 깊이 관여된 뒤였다.
이들 단체는 신분을 숨긴 채 접근하는, 이른바 ‘모략 전도’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새내기 오리엔테이션(OT)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수강 신청이나 레크리에이션을 도우며 친분을 쌓고, 이후 선배나 조교로 위장한 다른 신도들과 연결해 주변 인간관계를 단체 인물들로 채운다. 이후 자연스럽게 교회 모임이나 비공개 성경 공부로 유도한다.
최근에는 공예·공방 체험, 스터디 모임, 동아리 활동 등 문화 프로그램을 매개로 접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MBTI 검사나 각종 심리 테스트를 활용해 개인정보와 성향을 파악한 뒤 맞춤형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친절과 도움을 앞세워 신뢰를 쌓은 뒤 서서히 교리 교육이나 집회로 이끄는 방식이다.
문제는 한 번 깊이 연루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천주교 유사종교대책위원회 전 위원장 이금재 신부(마르코·전주교구 상담사목센터장)는 “유사종교는 기존 인간관계를 단절시키고 정보를 차단해 고립 상태로 만든다”며 “가스라이팅이 이뤄진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판단이 어렵고, 가족과 본인까지 구원받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사종교 단체들의 포교가 날로 교묘해지고 피해 사례도 속속 보고됨에 따라 교회도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대전교구 유사종교대책위원회는 2월 15일자 교구 주보부터 매월 한 번씩 ‘유사종교와 가톨릭신앙 바로알기’를 연재해 신자들에게 유사종교의 전교 수법과 대응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가톨릭관동대학교는 2025년 10월 총학생회 주관으로 ‘Faith Check(페이스 체크)’ 캠페인을 전개했다. 학생들이 주도해 ‘불법 부착물 제거의 날’을 운영하고, 학내에 있는 의심 게시물을 점검·수거했다. 학교 측은 캠페인 이후 학내 전교 활동과 불법 게시물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밝혔다. 장정법 홍보팀장은 “학생들이 책임 의식을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해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가톨릭관동대 교목처장 백승훈(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관계가 친밀하더라도 꺼림칙함이 느껴지면 거절할 용기가 필요하다”며 “청년들이 외로움 때문에 잘못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교회와 학교가 환대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대전교구 유사종교대책위원회 위원장 김두한(요셉) 신부도 “비밀리에 진행되는 성경 모임은 경계하고, 반드시 본당 사제의 인준을 받은 모임에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