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는 3월 3일 ‘중동에서 고조되는 분쟁에 관한 FABC 성명’을 발표하고, 중동에서 벌어지는 폭력 사태에 연관된 국가들이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FABC는 “최근 주요 강대국과 지역 강국들이 연루된 폭격과 보복의 악순환은 이 지역과 세계에 헤아릴 수 없는 인도적·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아시아교회는 위협이나 무기에 의해서는 평화가 세워질 수 없음을 상기시키신 레오 14세 교황의 긴급한 호소에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하고 책임감 있는 대화를 지속해야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향한 길을 열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FABC는 “민족의 존엄과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는 유일한 길인 대화가 다시 분쟁 해결의 기본 수단이 돼야 한다”며 “분쟁 지역에 존재하는 종교 간 연대를 촉진해 생명의 거룩함을 함께 증언하고, 지정학적 계산 속에서 외면당하는 가난한 이들과 전쟁의 희생자들과 함께 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중동에서 고조되는 분쟁에 관한 FABC 성명
“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 (마태 5,9) 방콕에 모인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중앙위원회는 시노달리타스적 친교의 정신 안에서 중동 지역에서 다시 고조되고 있는 폭력 사태에 깊은 고통과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최근 주요 세계 강대국과 지역 강국들이 연루된 폭격과 보복의 악순환은 이 지역과 세계를 헤아릴 수 없는 인도적·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분쟁으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 아시아 대륙의 교회들은 이러한 상황을 특히 깊이 우려한다. 우리는 파괴와 고통, 죽음을 낳는 위협이나 무기에 의해서는 평화가 세워질 수 없음을 상기시키신 레오 14세 교황의 긴급한 호소에 뜻을 같이한다. 안정은 두려움에서 비롯될 수 없으며 정의 또한 폭력을 통해 이루어질 수 없다. 오직 진실하고 책임 있는 지속적인 대화만이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향한 길을 열 수 있다. 풍부한 종교적 다양성과 깊은 문화 전통,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일상적인 고통이 특징인 아시아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평화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평화는 정의의 열매이며 대화의 결실이고, 민족들 사이에 신뢰를 인내로써 쌓아 가는 과정이다. 반대로 전쟁은 가장 취약한 이들, 곧 가난한 이들, 삶의 터전을 떠난 이들, 어린이들,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특히 큰 상처를 입힌다. 아시아교회가 함께 식별해 온 길에 충실하고자 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은 호소를 겸손히 제시한다. ? 우리는 즉각적인 적대 행위의 중단을 촉구하며, 모든 당사자가 도덕적 책임을 다하여 더 깊은 고통과 되돌릴 수 없는 상실만을 초래하는 긴장 고조의 악순환을 멈출 것을 요청한다. ? 우리는 분쟁 해결의 기본 수단으로 외교가 다시 회복될 것을 촉구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대화는 민족의 존엄과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는 유일한 길이다. ? 우리는 특히 이 지역에 존재하는 주요 종교 전통의 지도자들 사이에서 종교 간 연대를 촉진하여, 생명의 거룩함을 함께 증언할 것을 권고한다. ? 우리는 지정학적 계산 속에서 종종 외면당하는 가난한 이들과 전쟁의 희생자들과 함께 서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새롭게 한다. 그들의 고통은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 우리는 사순 시기를 지내는 이때 아시아 전역의 모든 지역 교회가 평화를 위해 기도와 단식, 그리고 구체적인 연대의 실천을 더욱 강화하도록 간절히 초대한다. 희망의 순례자로서 우리는 절망에 굴복하지 않는다. 우리는 가장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성령께서 계속해서 화해의 길을 열어 가신다고 믿는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께서 중동의 모든 민족과 함께하시며 상처 입은 우리 세상을 위하여 전구해 주시기를 빈다.
2026년 3월 3일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를 대신해,
친교와 희망 안에서
FABC 의장 필립 네리 페라오 추기경, FABC 부의장
파블로 비르질리오 데이비드 추기경
, FABC 사무총장 기쿠치 이사오 추기경
이호재 기자 h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