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구 정선본당(주임 이동훈 프란치스코 신부)은 3월 8일 지역 고유문화인 정선아리랑과 복음의 만남을 모색하는 ‘골고타 아리랑 십자가의 길’ 축복식을 거행했다.
축복식에는 국악 성가 연구가인 강수근 신부(바오로 마리아·예수 그리스도 고난 수도회), 박기호 신부(다미아노·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정선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본당 신자 등이 참석했다. 축복식은 골고타 아리랑 십자가의 길 경과보고, 말씀 선포, 제막식, 성가 시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축복식을 준비하며 본당은 정선의 땅과 역사, 사람들 삶의 노래인 ‘아라리’가 하느님의 구원 이야기 안에서 새롭게 울려 퍼지도록 부름을 받은 공동체임을 선포하는 ‘정선 아라리 성당 비전 선언문’을 2월 1일 발표했다. 2월 11일에는 정선아리랑의 가치를 보존하고, 종교와 지역사회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정선아리랑문화재단과 정선아리샘터에서 최종수 이사장과 이동훈 신부 등 양 기관 대표자가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식도 개최했다.
본당과 지역사회 협력의 결실인 골고타 아리랑 십자가의 길 14처는 김긍수 작가가 제작한 성화 작품을 바탕으로 이규형(도미니코) 작가가 부조 작품으로 형상화해 성당 외벽에 부착했다. 14처 부조는 전체적으로 정선의 산세와 강줄기, 아리랑의 선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각 처에 담긴 예수님의 수난과 신앙적 의미를 전하고 있다.
이동훈 신부는 “십자가의 길 조성 사업을 통해 예수님의 수난을 정선의 삶과 문화와 언어로 새롭게 표현하고자 한다”며 “열린 성당이 되기를 지향하는 본당에서 신자와 비신자, 지역 주민과 순례객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하느님의 위로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선 아라리 성당은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여정임을 인식하고, 아라리의 끝에는 다시 살아가려는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고 밝혔다.
본당은 3월 28일 오후 2시 정선군 문화예술회관에서 아리랑의 본질과 ‘한’의 형성, 아리랑에 의한 십자가 영성 구현 등을 학술적으로 다루는 ‘아리랑, 십자가, 그리고 오늘: 지역 신앙문화의 새 길을 열다’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성당 기존 담장을 정비하고 노출콘크리트 벽면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묵상할 수 있는 ‘걷는 묵상길’ 형태의 상설 전시 공간도 조성할 방침이다. ‘골고타 아리랑 피정’ 프로그램도 제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