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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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컨베이어벨트 점검하다 숨진 이주노동자

베트남 출신 응웬 반 뚜안씨 추모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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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 마련된 응웬 반 뚜안씨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김주찬 신부 제공


3개월간 이주노동자 9명 산재 사망

2인 1조·모국어 안전교육 의무화 촉구



지난 3월 10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자갈 공장에서 베트남 출신 노동자 응웬 반 뚜안(요셉, 23)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뚜안씨는 과부하가 걸린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라는 지시를 받고 혼자 작업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당초 해당 설비를 담당하던 노동자는 3명이었지만, 사고 직전 1명이 일을 그만두면서 2명만 남았었다. 인력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에는 함께 작업할 동료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컨베이어벨트를 즉시 멈춰줄 사람도 없었다. 빈소는 사망 사흘 만에 마련됐다. 시신은 임시 안치실에 방치됐고, 사인은 신체 여러 곳의 ‘다발성 손상’이었다. 아홉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6남매 중 장남의 몸은 그렇게 부서져 차갑게 식어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기계 결함 시 정비 완료 전 사용 금지 규정 위반, 비상 정지 장치 미설치, 모국어 안전교육 미실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018년 고 김용균씨 사망 이후 산재 예방을 위해 최소한의 원칙으로 제시된 ‘2인 1조’ 작업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고 후 사측은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해 유족 대리인과의 교섭을 사실상 거부했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은 응웬 반 뚜안씨 추모 미사에 시민들이 이주노동자의 안전을 기원하며 함께하고 있다. 김주찬 신부 제공


이에 종교·노동·시민사회단체는 3월 18일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추모 미사를 비롯한 집중 추모 문화제를 진행했다. 김주찬(예수회 이웃살이 이주노동자센터) 신부는 강론에서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탐욕이었고,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눈감아온 구조적인 불의였다”며 “예수님께서는 늘 생명을 살리는 자리에 계셨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요셉 형제의 안식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이 현실을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며 “깨어있는 양심과 불의에 맞설 용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뚜안씨가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인 3월 8일에는 충남 서산 제련 공장에서 또 다른 이주노동자가 사망했다. 고인이 떠나고 나서도 12·13일 연이어 이주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개월 만에 9명의 이주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이주노동자의 산재사망률이 내국인보다 3배 이상 높다는 통계가 나왔다. 위험한 일은 하청과 재하청을 거쳐 이주노동자의 몫이라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단면이다.

 
3월 18일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김주찬 신부 주례로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은 응웬 반 뚜안씨 추모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김주찬 신부 제공


김 신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은 단순한 산업재해가 아니라 생명보다 효율과 이윤을 우선시하는 구조에 기인한다”며 “죽음을 반복하는 구조를 멈추기 위해서는 ‘비상 정지 장치와 방호 장치 설치’, ‘2인 1조 원칙의 실질적 이행’, ‘모국어 안전 교육의 의무화’, ‘사업장 이동 제한의 실질적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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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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