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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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홀로 어르신 30여 명 돌보다 사고

약 사러 달리다 쓰러진 김경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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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돌봐온 김경희씨가 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자신을 위해선 돈을 모으지 못해 병원비 3000만 원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돌봐온 김경희(알비나, 68)씨는 정작 자신이 쓰러지자 맘 편히 기댈 곳 하나 없는 처지가 됐다.

김씨는 최근 사고로 다발성 골절상을 입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심한 골다공증으로 갈비뼈가 주저앉아 신경을 건드린 탓에 회복이 쉽지 않다. 주변 어르신들을 위해 쓰느라 정작 자신 앞으로는 돈을 모으지 못해 병원비 3000만 원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여동생이 근근이 뒷바라지하고 있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누구에게 손 벌려 본 적 없는 그에게 지금의 상황은 버겁기만 하다.

김씨는 자녀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음에도 노후 보장 하나 없이 자녀들에게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수없이 봐 왔다. 세례받은 후 “어려운 처지의 할머니들을 위해 하느님 도구로 써달라”고 다짐한 그는 1992년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문 인력이 드물던 당시 대전의 재가복지센터에 입사해 160명의 어르신을 3명이 돌봤다. 그렇게 8년 근무하고 직접 양로원을 차렸다.

하지만 운영은 순탄치 않았다. 집값 하락을 우려한 주민들의 거센 항의와 크고 작은 사건이 잇따르면서 양로원도 대전에서 부천·인천을 거쳐 안산으로 옮겨야 했다. 안산에 정착한 뒤 25년간 직원 없이 홀로 30여 명의 어르신을 돌봤다. 자원봉사자들은 한 달에 150명씩 다녀갔다.

김씨는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 대신 어르신들을 위한 식자재 지원을 부탁했다. “저는 굶지 않을 정도면 됐거든요. 언제나 할머니들이 먼저였습니다.”

요양비를 내지 못하는 보호자 자녀들에게는 “돈은 안 내도 되니, 부모를 외면하지 말고 얼굴이나 보고 가라”고 했다. 지금껏 차도, 휴대폰도 없이 지냈다. 주변 어르신들만을 챙기며 지내온 세월이었다. “전화받을 시간도 없었죠. 할머니들에 자원봉사자들까지 모두 혼자 챙겼으니까요. 너무 힘들 땐 시간이 없으니 화장실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습니다.”

4년 전 장 유착 수술을 받은 몸으로도 양로원 정리 후 갈 곳 없는 어르신 4명을 모시고 가족처럼 살았다. 그러다 약국 마감 시간에 어르신 약을 사러 서두르다 넘어져 지금의 사고로 이어졌다. 김씨는 “제가 이렇게 된 탓에 할머니들이 뿔뿔이 흩어져 회복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여전히 어르신 걱정을 했다.

“제 인생은 고통도 아닌,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제 도움을 기다리는 할머니들만 보며 살아왔습니다. 후회도 원망도 없어요. 그냥 제 처지가 딱할 뿐입니다. 그래도 저를 기다리는 할머니들이 계시거든요. 빨리 회복해야죠.”

박민규 기자 mk@cpbc.co.kr

 


후견인 : 전진구(미카엘)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 회장

“김경희 자매님이 운영한 양로원은 열악한 환경 속에도 형편이 어려운 차상위 계층 어르신들을 돌본 곳입니다. 어려운 운영 여건 속에도 헌신적으로 양로원을 지켜온 자매님을 위해 많은 독자 여러분의 도움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경희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2일부터 1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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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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