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극우화 현상에 대해 사회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2000년대 전후로 중산층화된 개신교회에서 이탈한 노년층이 극우화 집단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는 4월 11일 경기도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평화의 눈으로 진단하는 한국의 극우화’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천주교를 비롯해 성공회 등 개신교, 불교 성직자들도 참석해 극우화 문제에 관심을 드러냈다.
개신교계 민중신학자 김진호 씨는 발제에서 “1990년대 이후 서울 강남권에 대대적으로 출현한 대형 교회들에는 한국사회 ‘파워엘리트’를 포함한 중상위계층이 몰려들었다”며 “이들이 개신교를 주도하면서 인맥, 자기 계발과 같은 ‘웰빙 신앙’이 대두됐고, 여기서 밀려난 중하위 계층의 청년 신자, 남성 노년 신자들에게 절망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렇게 이탈한 청년 세대는 주로 개신교계 이단인 신천지 교회로 대이동 했지만, 노년층의 경우 극우 집단으로 결집했다고 봤다.
김 씨는 “특히 교계에서 ‘아웃사이더’로 불리던 전광훈 목사 등이 열패감에 빠진 남성 노년층들을 흡수하면서 이들은 ‘아스팔트 우파’의 일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신교 전체에서 이러한 극우적 분파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막대한 사회적 파급력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이는 종교의 관심과 돌봄에서 소외된 계층이 극우화에 빠질 수도 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교」 등을 저술한 오찬호(요셉) 박사는 청년 세대 일부의 극우화에 대해서도 짚었다. 오 박사는 “경쟁에 유리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필요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는 청년 세대가 약자들에 대한 사회적 이슈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게 만들었고, 청년 세대가 극우화되는 ‘연료’가 됐다”며 “극우 청년들은 이주민이나 비정규직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국가와 사회가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발제자들은 또 극우화된 청년·노년층이 열패감과 절망감을 극복하기 위해 ‘혐오의 대상’을 만든다고 공통적으로 전했다. 또 이러한 현상에 대한 비판에 앞서 사회적 배경을 이해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편견을 깨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4년 발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계엄 사태를 옹호하고 이에 따른 파면의 정당성을 부정하면서, 청년 세대 등의 극우화 현상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포럼은 극우가 어떻게 한국 사회에 자리 잡았고 성장했는지 교회 차원에서 되짚는 자리였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 이은형(티모테오) 신부는 인사말에서 “요즈음 청년들을 비롯해 극우화 현상이 현대 한국 사회의 큰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진단해 보고, 특별히 교회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고자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