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신앙생활 하기가 너무 어렵고, 성당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성당에 나가도 우리 가족이 설 자리가 없다는 느낌을 받아 결국 냉담하게 됐어요.”
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는 의정부교구 3지구 부모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위로하며 신앙 안에서 동행하기 위한 첫 모임을 열었다.
의정부교구 신곡1동본당(주임 김도현 요셉 신부)은 4월 18일 지하 강당에서 ‘발달장애 자녀 부모를 위한 마음돌봄 강의 나눔’을 개최했다. 본당이 속한 교구 3지구를 비롯해 많은 지구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미사가 없어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발달장애 자녀를 둔 본당 지선미(마리나) 씨가 교구에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고 모임 개최를 제안하며 첫 행사가 성사됐다.
모임에 참석한 발달장애 자녀 부모 30여 명은 전문가 강의를 들은 뒤, 아이와 함께 신앙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애써온 시간들과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진솔하게 나눴다. 용현동본당 김영철(폰시아노) 씨는 “발달장애 1급인 서른 살 아들을 두고 있다”며 “아이가 미사에 참여하기 어려워 아내와 번갈아 한 사람은 미사에 가고, 다른 한 사람은 집에서 아들을 돌본다”고 말했다.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본당에서 받은 상처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경험도 나왔다. 발달장애가 있는 중학생 자녀를 키우는 한 어머니는 “아이가 첫영성체 교리를 받을 때 기도문을 외우거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힘들어했지만 끝까지 해냈고, 성경 필사도 했다”며 “그런데 본당 신부님이 아이를 불러 ‘성경 필사를 왜 이런 식으로 했느냐’며 엄하게 혼내는 모습을 보고 큰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날 참석자들 가운데는 중증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도 있었고, 경계선 지능 자녀를 둔 부모들도 있었다. 그만큼 신앙생활 안에서 겪는 어려움의 양상도 다양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첫 모임을 계기로 앞으로의 만남을 어떻게 이어갈지 함께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3지구 각 본당 사목자들도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김도현 신부는 “3지구 본당 사제들도 이번 모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달장애 가정이 겪는 어려움을 인식하고 큰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들 가정이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어떤 배려가 필요한지 앞으로 지구 차원에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의에서는 발달장애 아동이 세상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방식,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살아가는 부모의 역할, 교회의 역할 등이 다뤄졌다. 강의는 발달장애 학생 학부모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종숙(체칠리아) 씨와 의정부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 심리상담 전문가 변석희(마리아) 씨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