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인구 감소 폭보다 훨씬 커
사제직에 대한 매력·신뢰 약화
교회 안팎의 세속화 등이 원인
2010년 이후 한국교회 교구와 수도회의 사제 성소자 감소율이 같은 기간 전체 청년 인구 감소율의 5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신자 감소율과 비교해도 두 배에 이른다.
사제 성소자 감소가 단순한 청년 인구 감소를 넘어, 교회 안팎의 세속화와 성직자로서의 삶에 관한 관심과 신뢰 약화와 맞물려 있다는 사제 양성자와 청소년사목 전문가들의 진단에 힘이 실린다.
2010년과 2024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전국 가톨릭대학교 재학생 가운데 사제 성소자(교구·수도회 지망생 포함)는 2010년 1674명에서 2024년 899명으로 46.3 줄었다.
교구 신학생만 따로 보면 감소 폭은 더 크다. 같은 기간 1374명에서 693명으로 49.6 줄었다. 비교적 연령대가 낮은 1~4학년 학부생은 625명에서 310명으로 50.4 줄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청년 인구 감소 폭은 훨씬 작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만 19~34세 전국 청년 인구는 2010년 약 1150만1000명에서 2024년 약 1044만4000명으로 9.19 줄었다. 같은 또래 청년 신자는 75만2631명에서 57만6530명으로 23.4 감소했다.
사제 성소자는 46.3 줄었지만 전체 청년 인구는 9.19, 청년 신자는 23.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청년층 자체가 줄어든 것만으로는 현재의 성소 감소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청년 인구가 줄고, 청년 신자가 줄어든 데 더해, 신자 청년 가운데서도 사제나 수도자의 길을 택하려는 비율이 더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사목자와 양성자들은 성소자 감소의 이유로 교회 안팎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세속화를 지목한다.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생활지도 김정일(안드레아) 신부는 “현대 사회의 소비문화, 교리와 배치되는 성(性) 문화, 과학만능주의 등으로 세속화가 심화되면서 청년세대가 사제의 삶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교회마저도 세속화돼 성직자가 신자들의 귀감이 되지 못하는 현실도 있다”고 전했다.
대구대교구 성소국장 조윤제(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도 “거룩해야 할 교회가 본질을 잃고 오히려 세속화된 점도 큰 영향”이라며 “사제가 사제답게 자의식과 사명감을 지니고 충실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성소자 감소에는 교회 밖 사회문화 변화가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다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성소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방식 역시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 힘을 얻는다. ‘사제 성소’에만 시선을 좁히기보다 청년·청소년들이 자신만의 성소를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성소’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고, 젊은 세대들이 능동적으로 성소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 더 폭넓은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