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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과 함께한 ‘성모의 밤’…경춘선 숲길 묵주기도로 수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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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릉동 경춘선 숲길. 폐철길을 공원으로 조성한 이곳에 남녀노소 신자 600여 명이 초를 들고 묵주기도를 봉헌하며 행진한다. 산책 나온 시민들은 신기한 듯 이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행렬 중인 성모상을 보고 한 아이는 “저게 뭐예요?”라고 엄마에게 묻는다. 서울대교구 공릉동·태릉본당이 함께한 특별한 ‘성모의 밤’ 풍경이다.


두 본당은 5월 30일 공릉동성당에서 출발해 태릉성당까지 경춘선 숲길 약 800m를 행진하는 ‘세인트 메리 퍼레이드(Saint Mary Parade)’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신앙 공동체가 성당 안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 속으로 나아가 천주교를 알리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후 6시 공릉동성당에 모인 신자들은 시작 예식과 말씀의 전례를 봉헌한 뒤 조별로 성당을 나섰다. 행렬의 앞에는 십자가가 섰고, 뒤쪽에는 성모상이 함께했다. 신자들은 초를 들고 묵주기도를 바치며 경춘선 숲길을 따라 태릉성당으로 향했다.


초와 기도, 성모상이 이어진 행렬은 평소 산책로였던 숲길을 잠시 기도의 길로 바꾸어 놓았다. 카페에 앉아 있던 청년들과 운동을 나온 부부, 산책하던 어르신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행렬을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었다. 신자들의 조용한 기도와 시민들의 시선이 오가는 가운데, 성모의 밤은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 만나는 시간이 됐다.


행진 후 태릉성당에서는 성모의 밤 예식이 이어졌다. 헌화회가 꽃바구니를 성모상 앞에 봉헌했고, 참석자들은 함께 성모 호칭 기도를 바쳤다. 이어 성모님께 드리는 편지 낭독과 두 본당 연합 성가대의 특송이 마련돼 성모 신심의 의미를 되새겼다.


공릉동본당 주임 최용진(레미지오) 신부는 이번 행사가 지역사회와의 만남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최 신부는 “서울 노원구의 신자 비율은 9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서울 WYD에 참가하는 외국인 청년들이 대규모로 서울을 방문했을 때 지역 주민들이 낯설게 느끼거나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지역사회와 교류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천주교를 알리고자 하는데, 이번 ‘성모의 밤’도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태릉본당 주임 김아론(아론) 신부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많은 발전을 해 왔고 신자 수도 늘어났지만, 아직 신앙을 개인의 영역에 머무는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며 “오늘 성모의 밤을 통해 우리가 만나 연대하고 힘을 모아 공동체로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다는 것을 모두 느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신자들도 이번 행사가 두 본당 공동체가 지역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했다. 한도연(미카엘·공릉동본당) 씨는 “행렬 전에는 혹시 시민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바라봐 주셨다”며 “서울 WYD를 준비하는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두 본당이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며 복음을 선포하는 공동체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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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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