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 신자들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사목 정책과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평신도의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신학연구소와 햇살사목센터,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6월 6일 예수회센터 1층에서 ‘시노드 이행단계 - 한국천주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주제로 강학회를 열었다.
이날 강학회에서는 세계주교시노드가 담론의 시기를 지나 이행단계로 진입한 만큼, 한국교회도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공동체적 식별이 사목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엄재중(요셉)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시노드 이행과 시노달리타스 영성’ 제목의 발표에서 시노드 이행단계를 “그동안 전체 하느님 백성의 자문과 목자들의 식별을 통해 이룬 결실을 지역교회의 일상적 삶과 사목 활동, 그리고 교회 구조의 실질적 쇄신으로 구체화해야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한국교회가 시노드 이행단계에서 실천해야 할 과제를 언급하며 본당과 교구의 의사결정과 재정 집행이 주임 사제와 교구장 주교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형식적인 보고와 인준 자리로 전락하기 쉬운 본당과 교구의 사목평의회에 ‘성령 안에서 대화’를 공식적인 회의 방법론으로 채택하고 평신도가 주도적으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직주의와 교회 내부 관계의 폐쇄성으로 인해 사목평의회 의제나 재무평의회 결정이 관행적으로 신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불신을 낳는 문제점도 검토했다. 엄 연구원은 “주교와 사제가 사목 활동과 재정 운영을 신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평가받는 구조적 개혁이 뒤따라야만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강학회에서는 한국교회가 이행단계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려면 제도적 대안도 필요하지만, 먼저 ‘회심’하고 함께 배우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문수(프란치스코) 우리신학연구소 소장은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전제 조건’과 관련해 “더뎌도 확실한 성과를 내려면 가장 먼저 회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상훈(알렉산데르) 신부 역시 “회심은 교회 조직을 재편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작업”이라는 말로 회심의 우선성을 강조했다.
천진아(미카엘라) 햇살사목센터 연구실장은 시노드 이행단계의 동력은 곧 ‘함께 배우는 교회’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함께 식별하고 함께 응답하며 함께 책임지는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학회 지정토론에서는 신자들이 신앙생활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체험할 기회를 좀처럼 갖지 못하는 현실을 짚었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담당 사제인 김영식(루카) 신부는 “교구 차원에서, 지구에서는 지구장을 중심으로, 그리고 본당에서도 신자들이 시노달리타스를 체험할 수 있어야 함에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며 “일부 본당 사제가 본당 안에 시노드 정신을 도입해도 주임 사제가 바뀌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신부는 “시노달리타스가 열매를 맺기 위해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속성을 갖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