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교단이 판문점을 찾아 한반도 평화와 민족 화해를 위해 기도했다.
주교회의는 6월 9일 민족화해위원회 주관으로 판문점을 방문하는 주교 현장 체험을 열었다. 이날 방문에는 민족화해위원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 수원교구 곽진상(제르마노)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가 함께했다. 판문점 일반 견학이 2023년부터 중단된 가운데 이번 방문은 특별 견학 형식으로 이뤄졌다.
주교단은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내 판문점 견학 안내소에서 소개 영상을 시청하고 조감도를 보며 견학 코스를 살폈다. 이어 JSA 안보견학관에서 최전방 임무를 수행하는 JSA 경비대대 소개 영상을 본 뒤 판문점의 유래와 주요 사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검문을 거쳐 비무장지대(DMZ)에 들어선 주교단은 남측 대성동 마을과 북측 기정동 마을을 바라보며 긴장감 속에 공존하는 민간과 군의 현실, 대성동 마을 주민들의 생활상을 들었다.?
주교단은 1976년 8월 18일 발생한 ‘도끼 만행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와 정전협정 체결 뒤 송환 포로들이 건넜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둘러본 후 남측 시설인 자유의 집에서 북측 판문각을 향해 강복했다. 이후 군종교구 JSA성당으로 이동해 묵상과 기도 시간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사명을 되새겼다.
김선태 주교는 “현장에 와 보니 보이지 않는 긴장감과 적대감이 깊게 느껴졌다”며 “한 발짝 내디디면 북한일 만큼 가까운 거리인데, 남북 관계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꽉 막힌 관계를 풀려면 인간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하느님께서 도와주셔야 한다는 것을 절감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손희송 주교는 “남북이 하나가 되기까지 요원해 보일지라도 서로 적대감과 불신을 버리고 평화 공존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신철 주교도 “북녘땅을 향해 강복하면서 남북 대화와 교류의 물꼬가 터지고, 기도의 결실이 가시적으로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주교 현장 체험은 주교들이 교회 안팎의 주요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현실에 부응하는 사목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14년부터 이어 온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5월 20일 한국천주교유사종교대책위원회 주관 유사종교 예방 교육, 5월 28일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주관 의정부교구 마두동성당 방문 행사가 열렸다. 11월 4일에는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주관하는 포항장애인통합지원센터 방문이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