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재 시기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 신장을 위해 헌신한 천주교 인사들에게 국민훈장이 추서됐다.
고(故) 정호경 신부(루도비코·안동교구), 고(故) 정형달 신부(바오로·광주대교구), 고(故) 이범영(토마스 모어) 씨, 고(故) 송영순(야누아리오) 씨 등 천주교 인사 4명이 6월 10일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열린 제39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국민훈장을 받았다. ‘그날의 외침으로, 날자!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4년 만에 ‘민주주의 발전 유공’ 정부포상이 재개됐다.
국민훈장 동백장이 추서된 정호경 신부는 안동교구의 첫 사제이자 농민들과 함께한 목자였다. 1974년 지학순 주교 구속 사태를 계기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결성에 참여했으며, 1977년 안동교구 사제단의 긴급조치 해제 요구 기도회를 주도했다. 긴급조치 위반과 ‘오원춘 씨 납치 사건’에 항의하며 두 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국민훈장 목련장이 추서된 정형달 신부는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1980년 6월 광주대교구 사제단이 발표한 ‘광주 사태의 진상’ 성명서를 직접 작성했으며, 이후 보안대에 연행돼 성명서 작성 배경과 배포 과정을 추궁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국민훈장 모란장이 추서된 이범영 씨는 독재와 분단에 맞선 청년 활동가였다. 대학 시절 가톨릭학생회에서 활동한 그는 1976년 유신 반대 학내 시위를 주도해 구속됐고, 이후 세 차례 구속과 수배 생활을 겪었다.
국민훈장 석류장이 추서된 송영순 씨는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조카사위로, 일본 정의평화협의회를 통해 3·1절 기도회 사건 대응과 김지하·김대중 구명운동 등에 앞장섰다. 구속된 사제들을 위한 기도회를 열고 국내 인권 상황을 해외에 알리는 등 국제 연대를 통해 한국 민주화운동을 지원했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