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신 주님. 우리 청주교구를 떠나 새로운 임지로 향하는 김종강 시몬 대주교를 위해 기도하오니, 주님께서 맡겨주신 목자의 사명을 언제나 성실히 수행하도록 그의 영혼과 육신을 굳건하게 지켜주소서.”
6월 23일 청주교구 내덕동 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제4대 청주교구장 김종강(시몬) 대주교 송별미사. 미사에 참여한 1200여 명의 교구민은 떠나는 목자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를 바쳤다. 미사에는 교구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 온 목자를 보내야 하는 슬픔과 새로운 사목 여정을 응원하는 마음이 공존해 있었다.
하느님과 형제를 사랑하라
김 대주교도 정든 교구를 떠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답사를 하던 중에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러나 감사의 마음과 함께, 하느님과 형제를 사랑하라는 마지막 당부를 교구민들에게 남겼다.
김 대주교는 “열성으로 주님 말씀을 따르며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교구민들이 계셨기에 흔들리지 않고, 유유히 배를 띄우고 노를 저을 수 있었다”며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 안에 머물고, 평화로운 얼굴을 간직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다시 한번 숙제로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인사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 말씀은 제가 지금까지 알아들은 그분의 뜻”이라고 전했다.
대구대교구에서도 끝까지 사랑 안에 머물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대주교는 “끝까지 함께하겠다던 지난 주교 서품 때의 약속을 지킬 수 없어 송구하다”며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모든 이가 우리 모두의 형제이기에 대구대교구에서도 여러분을 만나듯 그분들 곁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겠다’
김 대주교의 사목 여정에 함께했던 교구 사제단도 축하와 사랑을 담아 송사를 전했다. 못다 한 말은 성가 <저 하늘 높이>에 실어 작별 인사로 건넸다. 송사는 교구 사제단 친목회 회장인 박민호 신부(요셉·청주교구 복대동본당 주임)가 맡았다.
박 신부는 “우리 교구 공동체가 김 대주교님을 떠올릴 때 가장 깊이 기억할 모습은 환한 미소와 함께 마음을 위로해 주셨던 따뜻한 말씀과 웃음꽃이 피어나던 만남의 순간일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이별에 느끼는 아쉬움과 서운함이 있지만, 부르심에 순명하시는 것을 보면서 하느님을 따르는 삶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됐다”고 했다.
이어 박 신부는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겠다’(창세 28,15 참조)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새로운 사목 여정에 늘 이 말씀처럼 하느님의 보호와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사제단과 교구민들은 마음 모아 기도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미련이 많은 저는 이 구절에 이어지는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겠다’(창세 28,15)는 말씀을 마음속으로 조금 더 크게 기도하겠다”고 덧붙여 미사에 함께한 이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아름다운 눈물이, 축복의 샘물이 되길
권위의식 없이 한결같이 평신도를 친근하게 대해 왔던 김 대주교였기에 교구 신자들의 아쉬움이 더욱 컸다. 교구 신자들은 그 마음을 담은 영적 예물로 주교를 위한 기도 31만 3234회, 미사·영성체 12만 2788회, 묵주기도 223만 5719단을 봉헌했다.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조중태(유스티노) 회장은 “공동체에 대한 미안함으로 눈물을 흘리셨다는 대주교님의 고백을 들었을 때 저희의 가슴 또한 먹먹함으로 내려앉았다”며 “착좌 후 첫 행사 때 ‘시몬 다방’을 열어 시원한 커피를 직접 내려주시고, 잔잔한 음성으로 성가를 불러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청주에서 흘리신 아름다운 눈물이 대구대교구에서 더 큰 복음화의 결실이자 축복의 샘물이 될 것”이라며 “대주교님께서 남겨주신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소중히 지켜 나가고, 거룩한 여정에 하느님의 은총과 성령의 인도하심이 함께하시길 기도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미사 중 교구 가브리엘 성가대는 특송으로 <목자의 노래>를 전했다. 미사가 끝난 후 김 대주교는 교구 사제단과 미사에 참여한 교구민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나눴다.
한편 대구대교구는 6월 27일 오전 11시 주교좌계산대성당에서 김 대주교의 부교구장 취임미사를 거행한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를 비롯해 안동교구장 권혁주(크리소스토모) 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부산교구 총대리 신호철(비오)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 등이 참석한다. 이날 행사는 대구대교구 유튜브 채널(youtube.com/@daeguarchdiocese)에서 생중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