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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도, 상담도 AI에게?…“교회가 영적 공간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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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과 유튜브,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이 정보 검색을 넘어 위로와 상담, 명상과 신앙적 질문의 공간으로까지 확장되는 시대에, 교회가 ‘영적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종교인 역시 인간 존엄과 공동선, 진리 추구라는 가치를 기준으로 AI 활용의 범위와 한계를 식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는 6월 1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종교환경회의 종교인대화마당 ‘장자의 양생과 AI 시대 종교인의 역할’ 포럼과 6월 20일 서울 명동 전진상 영성센터 이음홀에서 열린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교 영성 포럼’에서 공통으로 제기된 문제의식이다.

최근 AI와 알고리즘의 발달은 인간 내면의 ‘영적 목마름’마저 교회 공동체가 아닌 디지털 플랫폼 안에서 찾도록 만들고 있다. 단순히 정보를 찾는 수준을 넘어 AI에 신앙적 고민을 묻거나 정서적 위로를 구하는 양상도 나타난다. SNS에서는 ‘5분 명상’, ‘명상하는 법’과 같은 짧은 자기돌봄 콘텐츠가 널리 소비되며, 영적·정서적 갈망이 종교 공동체 밖에서 해소되는 흐름도 있다.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교 영성 포럼’ 강의에서 김영수 신부(헨리코·전주교구 치명자산성지 원장)는 “영적 갈망은 AI가 결코 충족시켜 줄 수 없고 교회만이 할 수 있으므로, 교회는 영적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교회가 진정한 영적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교회 공간과 사목 방식도 영적 체험과 인격적 만남을 중심으로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당은 거룩함을 체험하는 공간이 돼야 하고, 피정의 집은 영적 지도자와의 인격적 만남을 중심에 둬야 하며, 교육 시설은 영적 체험과 말씀 묵상을 통해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성사적 감수성을 기를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김 신부는 초대교회가 박해 속에서 안정적인 공간을 갖추기 어려웠지만, 성찬례와 하느님 체험을 중심으로 신자들이 모일 수 있는 기반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교회 역시 건물이나 제도 중심의 신앙에 머무르지 않고, 신자들이 하느님을 체험하고 서로 신앙을 나누는 살아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레오 14세 교황의 회칙 「고귀한 인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교황은 회칙에서 AI 시대에도 인간의 고유한 존엄은 어떤 기계도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15항) 이 같은 가르침은 교회가 기술의 시대일수록 더 분명하게 영적 동반과 공동체 형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요청과도 연결된다.

영적 공간의 회복은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도 이어진다.

종교환경회의 포럼에서 조동원 신부(안토니오·가톨릭대학교 교수)는 “AI를 동반자처럼 여기며 의지하는 현상이 확산될 경우, 신앙 공동체 안에서 이뤄져야 할 사목자와 신자 간의 대화와 관계 형성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사목자들이 AI를 무조건 경계하기보다 직접 사용하며 가능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신자들이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AI에 가장 익숙한 청년 세대에 대한 사목적 관심도 요청됐다. 청년들은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AI가 일자리와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불안을 함께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조 신부는 “AI로 인해 두려움을 느끼는 청년들이 그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사목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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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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