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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시대, 평화로 가는 길은 ‘인간 존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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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정당화하는 국가주의와 종교적 서사를 경계하고, 국가를 절대화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 존엄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는 6월 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다시 전쟁의 시대, 평화의 길을 모색하다’를 주제로 제26회 가톨릭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현대 전쟁의 본질과 중동 분쟁 등 국제 정세를 짚고, 세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첫 발제자로 나선 강우일 주교(베드로·전 제주교구장)는 전쟁을 ‘국가가 권위를 이용해 저지르는 인류 최대의 악’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가의 범죄, 전쟁’을 주제로 발제하며 국가와 종교가 서로를 이용해 권력을 정당화하고 전쟁을 합리화해 온 역사를 짚었다.

강 주교는 중국의 천자 사상과 로마제국의 황제 숭배 등을 사례로 들며 국가 권력이 종교를 이용해 통치를 정당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미국의 그리스도교 국가주의와 일본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언급하며 종교와 국가주의의 결합이 전쟁을 정당화하는 현실을 경계했다.

그는 “현대전은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인공지능 무기 등의 발달로 군인과 민간인의 구분이 무너지고 있다”며 “국가는 어떤 폭력 조직보다 더 큰 폭력과 파괴를 명령하는 주체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 주교는 “국가의 참된 권위는 국가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의 존엄성에서 온다”며 “국가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라고 밝혔다.

인남식 교수(국립외교원 전략지역연구부장)는 “다시 전쟁의 시대가 아니라, 계속 전쟁의 시대인 것 같다”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을 중심으로 ‘현대 중동 분쟁에 담긴 종교적 서사’를 진단했다.

인 교수는 “최근 전쟁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최첨단을 향해 가지만, 전쟁의 목적과 정당성을 종교적 서사에서 찾고 있다”면서 전쟁에 종교적 서사가 앞세워질 때 해답을 찾기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쟁에 종교가 앞세워지면 ‘순교’와 ‘신의 뜻’이라는 의미가 생겨 생존과 평화의 욕구가 밀려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다”며 평화를 위한 기도와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정국가론과 인종적 민족주의, 초엘리트주의 등 복고적 이념을 추구하는 빅테크의 위험성도 제기됐다. 안병진 교수(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는 “빅테크는 민주주의를 경멸하고 인간 존엄과 평화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대는 토마스 베리 신부가 예견했듯 더 인간적이고 생태적인 문명을 열어가기 위한 전례 없는 과제를 맞고 있다”며 “더 존엄하고 평화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발표한 임을출 교수(베드로·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을 흡수통일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생존 전략으로 분석했다.

임 교수는 “남북 관계를 진행할수록 북한은 자신들이 먹혀들어 간다는 위기감을 느낀다”며 “북한의 두 국가론은 단순한 전술이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될 전략적 변화”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사소한 오해와 오판에 의한 전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교회의 평화 활동도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성과 축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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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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