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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도-농 ‘생명공동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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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농민들은 언제 쏟아질지 모를 비에 대비해 서둘러 감자를 말리고, 밭에서는 무더위를 피해 새벽부터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농번기 부족한 일손을 메우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도 연신 땀을 닦으며 밭을 오갔다. 이날 농민들의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온 말은 “날씨가 예전 같지 않다”였다.

전례 없는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일상마저 위협하는 시대. 그 변화를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이 바로 농민들이다. 농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소멸 위기에 놓였고, 먹거리는 시장과 자본의 논리에 좌우되며 생명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가톨릭농민회(이하 가농)는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땅과 물, 생태계를 함께 살리는 농업을 이어오고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에 의존하기보다 자연의 순환을 존중하고, 미래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삶의 터전을 물려주기 위한 생명농업을 대안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가농은 변화한 기후환경과 농업 생태계에 보다 실효성 있게 대응하기 위해 최근 ‘생산규정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새로운 영농 방식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후계 농가를 지원해 농민들이 현장에서 생명농업을 이어 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다. 아울러 기후위기로 피해를 본 농가 실태를 조사하고,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다른 단체들과의 연대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은 가농이 지난 60년 동안 이어 온 농민운동의 연장선에 있다. 가농은 농민의 생존권과 권익을 지키고 농민이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운동에서 출발했다. 1990년대 시장 개방 이후에는 식량주권을 지키는 운동으로 활동 폭을 넓혔고, 최근에는 안전한 먹거리와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생명운동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생명농업은 농민의 노력만으로 이어 갈 수 없다. 농민이 생명의 가치를 지키며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교회와 소비자는 이를 선택하고 소비하며 농촌과 연대하는 삶으로 응답해야 한다. 농민만의 운동을 넘어 교회 전체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생활 방식을 바꾸는 ‘생명공동체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가톨릭농민회 담당 유정현 신부(대건 안드레아·전주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본부장)는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본당 내 우리농 나눔터 확대를 제안했다. 농민들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동시에 신자들이 생명농업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더욱 쉽게 접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신부는 “농산물을 구매하고 나누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라며 “교회가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해 농산물 판로를 넓혀 주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구가 농민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농촌의 현실과 농업의 중요성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농촌 사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명농업이 뿌리내리려면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유 신부는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물가 안정을 이유로 할인 지원이나 수입 확대에 나서지만, 가격이 떨어질 때는 농가 소득을 지켜 줄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며 “농민이 안심하고 생명농업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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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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