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 교황은 제11차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이사 2,4)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교황은 세계 곳곳에서 폭력과 전쟁에 힘을 쏟는 현실이 주님께서 약속하신 평화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무장 분쟁과 환경 훼손이 서로 맞물려 생태계를 파괴하고 물과 공기와 같은 필수 자원들을 오염시켜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리라’라는 예언자의 호소가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을 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파괴를 위해 사용되던 것들이 방향을 돌려, 생명을 살리고 굶주린 이들을 배부르게 하고 피조물을 보호하는 데에 쓰일 수 있다”며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진 창조 세계, 인간관계, 인간 마음 그 자체의 생태계를 지켜 나가도록 부름받았다”고 덧붙였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도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에제 47,9)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박 아빠스는 “2026년 온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맞이하는 ‘창조시기’의 주제는 바로 ‘생명수’”라며 “생명을 살리는 물은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에게서 오며, 생명을 창조하시고 돌보시는 하느님의 뜻은 공동 상속자인 자녀들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아빠스는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강과 댐, 신공항 건설로 사라지는 갯벌의 위기를 언급하며, “무분별한 개발 속에서 수많은 피조물이 터전을 잃고 죽어 가며, 우리 사회의 약하고 가난한 이웃들이 가장 먼저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모든 가치를 경제적 비용으로만 환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녹조 낀 강물이 스스로 정화되도록 흐름을 트고, 재생에너지와 상생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과 창조시기를 맞아 ‘생명의 물길을 내는 교회,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 제목의 생태환경 사목 서한을 발표하고, 생명의 물꼬를 여는 데 교회가 먼저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정 주교는 “오늘날 우리가 겪는 생태 위기는 흘러야 할 생명이 흐르지 못해 생겨난 것에 있다”며 “성장과 개발만을 행복의 기준으로 삼았던 우리의 삶이 초래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바다와 섬, 갯벌이라는 생태적 자산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돌보는 구체적 실천으로 옮아가야 한다”며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음식과 물자를 낭비하지 않는 작은 실천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주교는 “이러한 노력과 관심이 개인적이고 교회 내적인 운동으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생태적 전환을 이루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갈 양심적이고 역량 있는 위정자들과 공동선이라는 더 넓은 전망 속에서 용기 있게 밀고 나갈 정부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