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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반하는 의료행위의 양심적 거부, 법률로 보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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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와 안락사 등 생명과 직결된 의료행위를 법제화하려는 논의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의료행위에 대한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를 둘러싼 쟁점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생명윤리에 반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거부가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지아(베로니카) 의원이 주최하고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등이 주관한 국회 생명윤리 세미나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 그 의미와 필요성’이 8월 27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 이동섭(광헌 아우구스티노) 신부는 발제에서 “낙태와 안락사의 법제화를 추진하는 사회적 흐름은 결국 이를 시행해야 하는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양심에 윤리적 압력을 가할 우려가 크다”며 “모든 인간에게 보장된 양심의 자유는 철저히 보호되어야 하고,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는 반드시 법률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리를 거스르는 ‘국법’ 앞에서 양심적 거부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수행돼야 할 정당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또 낙태와 안락사의 법제화를 정당화하는 주요 근거 중 하나인 ‘자기결정권’에 대해 “마치 ‘자기 입법’인 것처럼 왜곡해 적용한 것”이라며 “이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하고 공동선을 침해할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닌 왜곡되고 축소된 자기결정권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의 진정한 의미는 개인의 관심사나 선호를 선택하는 무차별적인 힘이 아니라,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같은 최고선인 진리를 선택하고 실현하는 능력이자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를 둘러싼 논의는 특히 올해 7월 정부가 국내에 낙태약을 도입하는 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하면서 재점화됐다.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임선희(마리아) 강사는 “낙태와 안락사가 합법화되고 건강보험 적용까지 받게 될 경우, 이를 정당하다고 여기지 않는 의료인도 현행법상 처벌 없이 시술을 거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안락사의 경우 담당 의사가 조력존엄사 등의 이행을 거부할 때 의료기관의 대처 방안이 국회 발의 등을 통해 논의되고 있다”며 “같은 생명윤리적 성격을 지닌 낙태에 대해서도 의료인의 거부권을 검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 신동천 교수는 미국 연방법과 주법의 법리 역사를 되짚으며 의료인 등을 위한 종교적 면제 조항을 살펴봤다.

서울대교구 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장 구요비(욥) 주교는 축사에서 “생명은 가장 근본적인 공동선”이라며 “의료기관과 의료인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소명을 수행할 때 인간 생명이라는 공동선을 보호하고 그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공동선과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고 발전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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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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