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성경도 읽지 않았고 주일미사만 겨우 나오던 저는 이제 매일 새벽미사에 나가고, 성체를 모실 때 감동의 눈물을 흘립니다. 세계청년대회(WYD) 체험만으로 변화된 것은 아닙니다. WYD는 시작이었고, 그 이후 가정과 공동체에서 기도하고 성령을 만나면서 하느님께서 절 변화시키셨습니다.”
9월 5일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 성당에서 ‘2027 서울 WYD와 청년 사목 그리고 본당 복음화’를 주제로 열린 제11차 미래사목연구소 학술발표회. 2023 리스본 WYD 참가자로 패널 발표에 나선 함주완(바오로·인천교구 연수본당·교구 성령쇄신봉사회) 씨의 고백이다.
학업 중단에 폐쇄병동 입퇴원을 반복할 만큼 우울증이 심했던 함 씨는 WYD에서 ‘사람들 사이에 있는 하느님’을 체험하며 믿음과 긍지를 되찾았다. 함 씨는 WYD 이후 신앙을 성장시킨 핵심 동력으로 가정기도와 성령쇄신운동을 꼽으며 “신앙을 놓을 고비는 많았지만, 그럼에도 제가 교회에서 갈라져 나오지 않았던 것은 제가 만난 하느님에 대한 확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술발표회는 이처럼 서울 WYD가 청년들을 일회적으로 교회 안으로 모으는 것을 넘어 지속적인 청년 복음화와 교회 쇄신을 이끄는 사목적 과정이 되도록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주제 발표를 맡은 돈보스코 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선임연구원 이진옥(페트라) 박사는 WYD의 성공은 청년과 교회, 사회 안에서 복음적 변화가 지속됐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교회 공동체의 역할로는 ▲청년을 사목 대상이 아닌 복음화의 주체로 인정해 교회의 일에 참여하고 결정하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공동체 형성 ▲WYD 이후 돌아온 청년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동반 체계 ▲청년을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로 파견해 선교의 주체로 세우는 복음화를 제안했다. 이 박사는 “서울 WYD는 종착지가 아니라 청년이 성소를 발견하고 파견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2027 WYD 인천 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 차장 김용수(마태오) 신부는 주제 발표에서 “취업·결혼·출산으로 생활 방식이 바뀐 30~40대는 20대 위주 청년 사목 구조의 사각지대에 놓여 왔다”며 “청년 사목을 독립 영역이 아닌 본당 공동체 활성화 안에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19~45세 청년을 나이가 아닌 취업·결혼·출산·등원 등 생애주기별로 그룹화하는 교구 청소년사목국 ‘청년 1945’ 정책을 본당 차원에서 심화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 “취업·출산·등원 전후 그룹과 주일학교 자부모 그룹 등 5개 소그룹을 본당에 구성하고, 홈스테이와 지역교회 탐방에서 발굴한 청년과 자부모를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리스본 WYD 이후 사제 성소의 길로 들어선 신학생 이준범(요한 사도·인천가톨릭대 신학대학) 씨는 패널 발표에서 “정말 부르심이었을까, 순례의 흥분이 만든 착시는 아니었을까” 물었던 식별 과정을 나눴다. 그는 도보 성지순례에서 만난 수도자와 본당 신부의 동반으로 성소를 구체화했다. 이 씨는 “성소는 불완전한 나를 하느님께 내어 맡기며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