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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최초 로마 유학생’ 전아오·송경정 신학생 삶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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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 한국교회에서 처음으로 이탈리아 로마 유학길에 올랐지만 사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선종한 제주 출신 전아오(아우구스티노) 신학생과 대구 출신 송경정(안토니오) 신학생의 삶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다. 이창민(요한 세례자) 감독 연출로 아남네시스필름이 제작하는 영화 <어느 신학생의 기도>다.

최근 영화 제작진은 촬영과 자료 조사를 위해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대구대교구 영남교회사연구소 소장 김정희(바오로) 신부 등과 함께 로마를 찾았다. 이번 방문은 제주교구 지원과 교황청 복음화부와 홍보부의 공식 허가와 협조로 이뤄졌다.

방문단은 8월 19일 캄포 베라노 공동묘지 내 포교성성(현 복음화부) 묘역을 찾아 전 신학생의 묘에서 추모기도를 바쳤다. 이어 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국장 한현택(아우구스티노) 몬시뇰의 안내로 복음화부를 찾아 두 신학생의 삶과 다큐멘터리 제작 취지, 진행 상황 등을 소개했다.

9월 1일에는 두 신학생이 공부했던 교황청립 우르바노 신학원을 비롯해 포교성성 역사문서고, 교황청 복음화부 등을 찾아 자료 조사와 촬영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던 송 신학생의 추천 서류와 서약서, 재학 당시 사진과 재학생 명부, 부고 기사 등을 새롭게 확인했다. 

특히 부고 기사에는 송 신학생이 우르바노 신학원장에게 전한 편지도 소개돼 있다. 송 신학생은 편지에서 “저는 공부와 사도직을 이어나가기를 바라고 있지만, 병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다”며 “제가 주님의 밭에서 좋은 일꾼이 될 수 있도록, 회복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청한다”고 했다.

두 신학생은 대구대목구 성 유스티노 신학교 첫 입학생으로 1919년 11월 초대 대구대목구장 드망즈 주교와 함께 유럽으로 떠나 이듬해 1월 로마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당시 교황 베네딕토 15세도 알현했다. 하지만 송 신학생은 결핵으로 1922년 귀국했고, 전 신학생은 같은 해 5월 로마에서 선종했다. 송 신학생도 이듬해 5월 대구에서 세상을 떠나 두 사람 모두 사제품을 받지 못했다.

이번 촬영과 자료 조사는 2020년 이백만(요셉) 당시 주교황청 한국대사가 우르바노 신학원에 요청해 전 신학생의 자필 기도문을 발견한 데 이은 성과다. 전 신학생이 1921년 자신의 라틴어 서약문 아래에 덧붙인 것으로 추정되는 기도문은 무사히 공부를 마치고 조선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소망과 함께 훗날 이 글을 발견하는 이에게 자신을 위해 성모송 한 번을 바쳐달라는 간청이 담겨 있다.

이창민 감독은 “오래전 알게 된 두 신학생 이야기가 늘 마음속에 남아 있었는데, 2024년 로마 체류 중 신학생의 묘소를 방문한 이후 영화 제작을 결심하게 됐다”며 “제작에 흔쾌히 동의하시고 로마 촬영과 자료 조사에 도움을 주신 문창우 주교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알려지지 않았던 송 신학생 관련 새로운 자료를 찾은 것에 대해, “‘부고기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일행 모두 감격했다”며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가능했다”고 밝혔다.

<어느 신학생의 기도>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개최한 2026 K-DOCS 페스티벌에서 기획개발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2027년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이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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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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