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딸 이야기를 하던 이준석(가명, 67)씨가 말끝을 흐렸다.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에 차마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딸 안나(가명, 35)씨는 어린 시절부터 중증장애가 있는 부모와 함께 생활하며 늘 가족을 돌보는 역할을 도맡아 했다. 미술에 재능이 많은 아이였지만, 경제적 어려움에 대학 진학도 포기해야 했다. 청각장애와 정신장애를 앓는 엄마를 돌보는 데다 휠체어 생활을 하는 아빠도 폐암으로 투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의 상심이 컸던지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우울증이 심해져 장기간 경제활동과 사회생활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10년 전 안나씨마저 그만 유방암과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게 됐다.
최근엔 급격히 체중이 증가하면서 쿠싱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쿠싱증후군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의 당류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에 노출되면 나타나는 질환이다. 얼굴이 달처럼 둥글게 되거나 목 뒤와 어깨에 피하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근력 저하와 골다공증도 동반될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검사 과정에서 뇌종양까지 발견됐다. 뇌종양 수술까지 받은 후에도 골다공증성 다발성 척추골절 진단을 받아 언제 끝날지 모를 입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에 따르면, 호르몬성 뇌종양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뼈가 부러져 1~2주 간격으로 척추 골절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에 계속 들어갈 병원비도 가늠할 수 없다. 우울 증세도 갈수록 심해져 24시간 간병이 필요한 자살 고위험군 환자가 됐다.
이씨도 폐암 등으로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지만, 아내를 돌보는 동시에 병실에 혼자 있는 딸을 위해 매일 휠체어를 끌고 딸의 병원을 찾는다. 그래도 이러한 부녀의 만남이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고 있다.
딸마저 병석에 누우면서 망연자실한 이씨에겐 앞으로의 치료비와 간병비가 큰 걱정이다. 매일 15만 원씩 들어가는 간병비로 이미 갚아야 할 빚만 2000만 원이 쌓여있다. 거기에 딸 치료비로 얼마가 더 들어갈지도 모른다. 현재 살고 있는 임대주택 전세 보증금 6000만 원 가운데 실제 남은 돈은 300만 원뿐이다. 나머지 5700만 원은 부채다.
세 가족 앞으로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장애수당을 다 합쳐 매월 200만 원 정도 들어오지만, 병원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씨는 속절없이 무너지는 생활에 한숨을 토해냈다.
“혼자 가족을 챙기고 살림을 하려니 감당하기 힘듭니다. 저와 아내는 아파도 어쩔 수 없지만, 제발 제 딸만큼은⋯. 여태 남한테 피해 주지 않고 살았는데, 아이까지 아프니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김제동 신부 /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원목실장
“이준석씨 부부와 딸 안나씨는 자신들의 힘만으로 버틸 수 없는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딸 안나씨가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생명을 지키며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희망의 손길을 부탁 드립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이준석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0일부터 2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