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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폐지 넘어 ‘인권적 대체 형벌’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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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폐지 논의가 ‘폐지 여부’를 넘어, 인간 존엄과 사회 안전을 함께 지킬 대체 형벌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로 나아가고 있다. 사형제를 폐지한 몽골의 경험과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사형제 폐지 이후를 대비한 형벌 체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9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과 공동 주관으로 2026년 사형제도폐지 연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차히아긴 엘벡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이 참석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반대 목소리를 설득해 가며 몽골의 사형제를 폐지했던 과정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현재 국제사형제도반대위원회(ICDP)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엘벡도르지 전 대통령은 “몽골에서 사형제가 폐지됐지만,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범죄 발생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제1발제에 나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김대근 연구원은 ‘사형 대체 형벌의 모델’을 주제로 기존에 제시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사형 대체 형벌로서 위헌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석방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종신형은 인간의 존엄, 재검토 가능성, 사회복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사형제도가 폐지될 경우 대체 형벌의 형태는 현행 법률상의 무기징역형 혹은 가석방을 심사할 수 있는 최저 복역 기간을 설정한 무기징역형으로 제안했다. 최저 복역 기간은 국내 형 집행 현실을 검토했을 때, 25년이 적정하다고 밝혔다. 최저 복역 기간을 과도하게 장기화하는 입법은 결과적으로 가석방이 불가능해져 교정 이념에 반하고 교정 실무에서도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최새얀 변호사는 ‘해외 사례를 통해 본 우리나라 사형제 페지 및 대체형벌 도입의 방향성’ 발제에서 “국회의 자발적 입법으로 사형제가 폐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헌법재판소를 통한 폐지가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례에서 중동 국가 레바논이 사형제를 폐지한 것은 정치 지형 변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축적된 시민사회의 사형제 폐지 요구도 중요한 요인이었다”며 헌재에서 사형제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민사회의 역량 결집 필요성을 제안했다.

최 변호사는 사형제 대체 형벌에 대해서는 “현재 국내 정치적 여건이나 국민 정서상 가석방이 가능한 종신형을 곧바로 도입하기 어려우면 절대적 종신형을 먼저 택한 뒤 이에 대한 헌재의 위헌성 판단을 구하는 단계적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교회의 정평위원장 김주영(시몬) 주교는 세미나 인사말에서 “종교를 떠나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분이 같은 뜻을 모은다면 사형제 폐지의 날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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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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