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자(가명, 77) 할머니는 평생 가족에게 헌신하며 살아왔다. 오랜 세월 치매를 앓는 친정 어머니를 간호했고, 이후에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남편까지 돌봤다. 여기에 이혼하고 돌아온 딸 박주희(가명, 43)씨를 대신해 두 손주의 실질적인 보호자 역할까지 맡아 왔다.
그런 할머니가 이제는 돌봄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거미막하출혈로 쓰러지고 만 것이다. 며칠 동안 의식불명 상태에 빠질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최근 의식을 회복했지만 간병인 없이는 홀로 움직일 수도, 식사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아직 몸이 성치 않지만, 얼마 전부터는 집에서 치료 받기를 고집하고 있다. 집안 살림이 넉넉지 않아 매달 100만 원씩 지출되는 병원 치료비와 간병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탓이다. 할머니가 쓰러진 후 집안 살림과 가계는 오로지 딸 박씨가 책임지고 있다.
박씨 역시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열심히 가계를 돌보고 있지만, 많지 않은 소득으로 생활비와 두 자녀 양육비, 어머니 간병과 치료를 위한 비용까지 혼자 감당하다 보니 적자를 피할 수 없는 상태다. 부족한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를 돌려가면서 써야 할 지경이다. 이러다보니 빚은 어느덧 3000만 원까지 불어났다. 친정엄마의 병환과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에 최근엔 박씨마저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조차 못 받고 있다.
웃풍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창을 막아둔 창문. 벽과 천장 곳곳에는 곰팡이가 가득하다. 박주희씨 제공
오 할머니의 바람대로 집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문제다. 할머니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은 지어진 지 약 30년 된 조립식 주택이다. 지붕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고, 벽에도 틈이 생겨 비만 오면 물이 샌다. 장마철에는 온 집안이 습기로 가득하고, 겨울에는 웃풍이 들이친다. 당연히 벽은 곰팡이투성이여서 중병을 앓고 간신히 회복한 할머니가 지내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다.
가장 큰 문제는 낡은 전기 설비. 누전으로 정전은 다반사고, 얼마 전에는 불이 나 분전반이 녹아내리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심야 보일러 역시 고장 나 온수를 사용할 수 없어 계절을 불문하고 차가운 물로 세면·목욕을 해야만 한다.
박씨는 “불이 난 곳은 급하게 수리를 했지만, 그 외에도 집안 전체의 전기 설비가 낡아 언제 어디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간병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본적인 생활이라도 할 수 있게 집도 고치고 생활이 조금이나마 안정이 돼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비용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박현미 수녀 /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 수녀회
“할머니는 의식불명 상태까지 이르렀고, 딸은 공황장애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지만 직장에 다니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가족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버티며 다시 일어서고자 애쓰고 계십니다. 할머니가 건강을 되찾아 손주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도록 기도와 사랑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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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자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4일부터 1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