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교구가 교구 곳곳의 성지와 사적지 등을 찾아가는 순례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주교구는 10월 3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 전당에서 ‘순교자현양 장엄미사’를 봉헌하고, 미사 중 교구 순례운동 ‘순교자의 땅을 걷다’ 선포식을 거행했다. 장엄미사와 순례운동 선포식은 “사랑은 죽음처럼 강합니다”(아가 8,6)를 주제로 열린 ‘제26회 요안루갈다제’ 본행사로 마련됐다.
‘순교자의 땅을 걷다’는 교구의 신앙 역사가 깃든 63곳의 성지와 사적지, 교우촌, 공소 등을 직접 찾아 걷고 머물며 순교자와 신앙 선조들의 믿음을 되새기는 순례운동이다. 단순히 모든 순례지를 방문하는 데 의미를 두기보다 선조들이 남긴 신앙 유산을 오늘의 삶에서 새롭게 이어가고, 이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순례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교구는 순례자들이 각 장소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순례 안내서 「순교자의 땅을 걷다」를 발행했다. 63곳을 모두 순례한 이들에게는 교구장 주교의 축복장이 수여된다.
선포식에서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 원장 김광태(야고보) 신부는 순례 안내서를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에게 봉정했다. 김 주교는 교구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며 어린이와 청년, 장년, 노년, 수도자 대표에게 순례 안내서를 전달했다.

김선태 주교는 “전주교구는 순교자들의 피로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자란 땅”이라며 “그리스도께서는 일상에 지쳐 있는 우리를 순례의 여정에 초대하시고 그 순례에 동행하시며 당신을 더욱 깊이 만나게 해 주신다”고 말했다.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김선태 주교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50여 명의 교구 사제와 수도자를 비롯해 1000여 명의 신자가 참여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강론에서 “치명자산성지를 둘러싼 자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순교자들의 피로 비옥해진 이 땅 위에서 수많은 신자가 함께 기도하는 모습은 순교자들의 희생이 오늘날 신앙을 꽃피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올해 요안루갈다제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체험형 신앙 문화 축제인 ‘치명자산 순례 축제’로 펼쳐졌다. 2일 전야제에서는 ‘피어나는 만남’을 주제로 교구 청년들이 함께 찬양하며 축제의 밤을 보냈다.
3일 장엄미사 후에는 ‘유항검 나눔 비빔밥 행사’가 열렸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조지훈 전주시장 등이 함께한 가운데 순례 참가자들은 음식을 나누며 이웃사랑과 공동체 정신을 되새겼다. 또 치명자산에서 자란 나무로 만든 십자가에 순교 영성과 성가정을 위한 기도 지향을 적어 봉헌하고, 동정부부 복자인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의 신앙과 사랑을 다룬 순교 성극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도 관람했다.
4일에는 순교자와 함께하는 성시간과 ‘나만의 성물 만들기’ 체험, 파견미사 등이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