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페이스가 1일 서울 이화여대 대학교회에서 마련한 기후정의 국제컨퍼런스에서 패널토의에 참가한 이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종교계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촉구하고, 그 과정에서 가장 약한 이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함께 행동하겠다고 선언했다.
국제 다종교 기후운동단체 그린페이스(GreenFaith)가 주최한 기후정의 국제컨퍼런스 참가자들은 1일 서울 이화여대 대학교회에서 ‘화석연료 종식과 기후정의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 기업 등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계획 수립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요구했다. 또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생계가 위협받는 노동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하고,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을 우선 돌볼 것을 촉구했다. AI·데이터센터 확장이 화석연료 의존을 키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종교 공동체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화석연료 없는 미래를 향한 정의로운 전환’을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는 기후위기를 신앙과 윤리의 관점에서 살피고 종교 공동체의 실천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적은 가난한 이들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현실에서, 에너지 전환의 부담까지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주관하고, 천주교창조보전연대와 가톨릭기후행동 등이 협력했다.
기조강연은 나데레브 마들라 사뇨(찬미받으소서 운동 이사회) 의장과 김현우(탈성장과 대안연구소) 소장이 맡았다. 패널토의에는 플레처 하퍼 그린페이스 상임대표, 장윤재 이화여대 신학대학원장, 서재영 성철사상연구원장, 조경자(마리 가르멜, 노틀담 생태영성의 집 책임자) 수녀, 송진순 한국교회환경연구소장, 오현화(안젤라)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한주영 불교환경연대 사무총장 등이 함께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전 세계 청년이 모이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어떻게 친환경 대회로 치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사뇨 의장은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친환경 대회를 고민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활용 △서울 대중교통 이용 권장 △지역 농산물로 식사 마련 △재활용 제품 사용과 폐기물 감축을 제안했다.
그는 “WYD는 청년들의 삶과 신앙을 바꾸는 전환점”이라며 “다만 해외 참가자들이 서울까지 오는 데 따른 에너지 소비와 환경 부담이 헛되지 않도록 기후변화를 주요 의제로 삼고,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기 위한 종교계의 다양한 실천 방안이 제시됐다.
장윤재 원장은 “교회와 교단이 화석연료 관련 투자를 철회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해 재투자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재영 원장은 “종교 간 연대를 바탕으로 시민사회와 손잡고 정책과 국가사업을 감시·견제해야 한다”며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사람들이 실천하도록 돕는 것도 종교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17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는 조경자 수녀는 “기후위기 시대에 기도만 하며 가만히 있기엔 후손들에게 양심적으로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말하듯 작은 생명까지 보호해야 공동의 집을 지킬 수 있다”며 “기업을 비판하기에 앞서 성당과 교회부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강론과 설교를 넘어 교회와 가정이 함께 생태 실천에 나서기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