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혈액암 투병을 뒷바라지하고 홀로 생계를 책임지다 쓰러져 인공판막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인 김혜주씨. 그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신앙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는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매일 기도를 바치고 있다.
올해 초 인공 심장판막 수술 받아
대출받은 7000만원 갚을 길 막막
김혜주(루치아, 59, 서울대교구 미아동본당)씨는 결혼 전 무역회사에 다니며 출판사에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아들을 낳았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남부럽지 않은 삶이었다.
김씨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건 아들이 혈액암 진단을 받으면서부터다. 하나뿐인 아들을 살리기 위해 모아둔 재산을 모두 치료비에 쏟아부었다. 이후 고향인 충북 보은으로 이사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일자리를 찾아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했다.
남편은 가정에 소홀했고 생활비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가끔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은 오롯이 김씨의 몫이었다.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남편과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이후 닥치는 대로 일했다. 목욕탕 관리부터 보험, 데이케어 업무까지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았다. 아들의 치료와 생계를 위해 쉴 틈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
그러다 그에게도 병마가 찾아왔다. 감기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폐렴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져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대학병원에 이송됐고,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심장 판막에 문제가 생겨 올해 1월 20일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수술 이후 김씨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건강을 회복하고 있지만 당장 일을 다시 시작하기는 어렵다.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생활고도 깊어졌다. 수술과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집을 담보로 약 7000만 원을 대출받았지만, 갚을 길은 막막하다.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가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신앙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세례받은 그는 한동안 냉담했지만, 아들이 성장하면서 다시 성당을 찾았다. 이후 제대회와 전례회, 레지오 마리애 활동 등으로 신앙생활을 이어왔다. 자신도 돌보기 힘든 환경 속에서 성소후원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고통스러운 순간마다 하느님을 원망할 수도 있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을 원망했던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마저도 성경 말씀을 필사하며 신앙 안에서 조금씩 마음을 다잡아 갔다.
김씨는 “제 상황이 많이 힘들어 보이지요. 하지만 저는 지금 살아있는 하루하루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건강을 회복하고 경제적 여유가 조금 생긴다면 나누면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후견인 : 이연출(타대오) / 미아동성당 빈첸시오협의회 회원. 전 빈첸시오협의회 교구 회장
“김혜주 자매님은 참으로 착한 이웃입니다. 지금도 자신의 어려움보다 더 어려운 이들 걱정을 합니다. 성경 쓰기를 할 때가 가장 기쁘다는 루치아 자매님을 위해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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