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는 10월 23일 경기도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2026 DMZ 평화포럼’을 개최하고, 종교계와 지자체, 접경지역 주민들이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DMZ 평화의 길을 모색했다.
포럼은 10월 1일부터 22일까지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각 종교의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함께한 ‘2026 DMZ 종교인 생명평화순례’를 마친 직후 열렸다.
발제자들은 DMZ가 단순한 군사적 완충지대나 안보·생태관광의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 길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대진대학교 통일안보대학원 박영민 교수는 발제에서 “DMZ는 단일한 의미로 환원되지 않는 복합적 공간”이라며 “평화의 길 구상은 기억의 존중, 지역민 삶의 개선, 자연과의 공존을 통해 적극적 평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DMZ 평화의 길이 세계적인 순례길이 되려면 명확한 서사와 철학, 구간별 주제 구조, 성찰 중심의 경험 설계, 국제적 연대 등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접경지역 주민들을 평화의 주체로 세우고 지자체 간의 협력을 강화하며,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등의 지속 가능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주 접경지역 출신 주민의 의견도 나왔다. 전국 친환경 농민회 김상기 회장은 “파주를 비롯한 접경지역 농민들에게 DMZ와 민간인 통제 구역은 농사를 짓기 위해 군사적 통제를 감내해야 하는 현실의 공간이자 농지 이용과 영농활동, 재산권과 생활권에 제약이 지속되는 삶의 현장”이라며 “농민에게 평화는 생존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DMZ 평화의 길이 분단의 현실을 관광상품으로 소비하는 길이 아니라, 분단으로 고통받아 온 사람들의 삶을 회복하고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며 “현장의 문제를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파주시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윤설현 씨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DMZ 평화의 길과 마을을 연계한 콘텐츠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별 특색에 맞는 평화의 길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 이은형(티모테오) 신부는 “남과 북이 평화를 중심으로 함께할 수 있는 그날을 기약하면 좋겠다는 의미로 약 3주간의 순례길을 걸었다”며 “그 걸음의 마지막 순간을 이 포럼으로 마무리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한편 생명평화순례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DMZ 종교인 생명평화순례 3개년 회고 및 평가회의’를 열고, 2024년부터 세 차례 개최한 생명평화순례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아울러 종교 간 연대를 위한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하게 하고, 접경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순례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