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중에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4주기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추모곡 '꽃'을 함께 불렀다.
'외롭고 힘든 그 길에서 나를 찾고 당신을 찾아 한 송이 꽃이 되어 따스한 햇살 품으로'라는 후렴구는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위로처럼 울려 퍼졌다.
이정민(프란치스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영성체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눈물이 난다는 건 위로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정치인을 만났지만 눈물이 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과거 추모미사의 아픈 기억도 떠올렸다. 이 위원장은 2022년 12월 녹사평역에서 봉헌한 추모미사 당시 일부 단체가 캐럴을 틀거나 비난 집회를 열어 미사 진행을 방해했던 일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늘 정말 오롯이 우리 희생자를 위한 미사를 드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진상규명 끝나지 않아…남은 1년 중요"
이 위원장은 참사 발생 4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특조위가 가장 잘못한 것 중 하나는 국민이 이태원 참사가 끝난 것 아니냐, 다 해결된 것 아니냐고 인식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조위 활동 기간이 1년 연장된 만큼 남은 기간 진상규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제대로 조사가 이뤄졌다면 연장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남은 1년 동안 우리 손으로 답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WYD 봉사자들도 함께하다
이날 미사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희천 신부와 청년 봉사자 8명도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과 아픔을 나눴다.
봉사자 홍상지(마리스텔라) 씨는 "내년에 같이 있을 수 있는 분들이 많았을 텐데 더 아쉽고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봉사자 정태영(베드로) 씨는 "정말 미약하게나마 예수님께서 주시는 것을 조금이라도 전해드리고 싶다는 바람으로 함께했다"고 전했다.
"공감과 연대의 힘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故 신애진(가브리엘라) 양의 아버지 신정섭 씨는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공감과 연대의 힘으로 살아왔다"며 "우리 사회가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 전 이란 유가족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복수가 아니라 정의'라고 말했다"며 "책임을 묻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일이고, 우리 사회를 안전한 사회로 되돌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참사 4주기 추모 미사는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동시에 생명의 존엄성을 되새기고, 진상규명을 향한 연대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